검찰이 이석수(53) 전 특별감찰관을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보다 먼저 불러 조사하면서 공평성에 대한 논란과 동시에 우 수석 '압박카드'라는 분석이 나왔다.
엇갈린 시선은 이 전 감찰관 소환 시점에서 비롯됐다.
검찰은 아직 보직 특혜 의혹이 있는 우 수석의 아들은 물론 땅 거래, 가족회사 '정강' 등과 관련해 부인과 장모 등조차 소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수석 아들은 사실상 소환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고, 우 수석 부인에 대해 29일 소환을 통보했지만 소환 여부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 수석은 '의혹만으로는 사퇴하지 않는' 현직 민정수석이고, 여전히 검찰 등 사정기관을 총괄했기 때문이다.
특별수사팀은 28일 오후 이 전 감찰관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7시간에 걸쳐 감찰 내용 누설 의혹을 조사했다. 지난 8월 수사팀 구성 두 달여 만이다.
현 시점과 맞물린 또 하나의 포인트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라는 대형 이슈가 정국을 휘몰아치고 있다는 데 있다.
이 전 감찰관은 재임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기금 모금에 청와대 측이 개입했다는 비위 첩보를 입수해 내사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이 전 감찰관은 조사 직전 기자들과 만나 두 재단 내사, 최순실 씨 감찰 여부 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검찰에서 본격적으로 수사 진행한다고 하니까 조만간 밝혀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를 꾸린 검찰은 두 재단과 전경련, 문체부 관계자들을 줄 세워 조사 중이다.
이 때문에 우 수석은 민정수석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검찰에 소환된다면 전직 신분이 될 수 있다.
이 전 감찰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만큼 수사 필요성은 물론 공정성 측면에서도 우 수석 소환 수순은 불가피해 보인다.
검찰의 '셈'은 우 수석 사퇴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과도 연결됐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우 수석의 청와대 민정비서관 발탁에 최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고 주장해 우 수석을 '최순실 게이트'와 얽었다.
상성특검을 주장하며 속도전에 나섰던 새누리당의 머릿속에 하루빨리 국면수습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도 담긴 만큼 우 수석의 자리보전은 위태롭기만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관련한 이런 흉흉한 풍문이 사실인지 여부를 가리는 게 민정수석인데, 전혀 제 기능이나 직무를 수행 안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특별수사팀은 지난달 말 우 수석 처가와 넥슨과의 강남 땅 거래에 대해 "자연스럽지 않다고 보기 어렵다"는 말을 꺼냈다.
'특별할 게 없는 성과'를 낼 거란 예상을 스스로 불러온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의 수사 의지와 공정성은 여전히 의심받고 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와 맞물린 해석이 특별수사팀의 수사 결과에 대한 관망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