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오리온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공신이다. 2009-2010시즌 울산 모비스 시절 이후 두 번째 챔프전 우승 반지다. 2012-13시즌에는 서울 SK의 정규리그 우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헤인즈는 27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 '2016-2017 KCC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양 팀 최다 29점을 쏟아부으며 99-67 승리를 이끌었다. 26분47초를 뛰면서 9리바운드와 5도움을 올렸다. 3점슛 1개와 덩크 3개를 꽂는 등 내외곽에서 맹활약했다.
미들슛은 정확하기 짝이 없고, 이를 막으려면 돌파를 해낸다. 막히면 다른 선수에게 패스로 빼주는 등 경기 흐름도 기가 막히게 읽는다. 승부처에서는 꼬박꼬박 득점한다.
이런 영리한 플레이로 헤인즈는 KBL 개인 통산 6번째로 7400득점을 돌파했다. 이날 3점포를 꽂으며 달성해냈다. 상대 선수를 고의적으로 가격하는 등 궂은 일도 있었지만 어쨌든 '한국형 용병'의 상징적인 선수다.
이런 헤인즈가 인정하는 '타짜'가 새롭게 등장했다. 바로 오리온 팀 동료 오데리언 바셋(30 · 185cm)이다. 바셋은 헤인즈에 이은 오리온의 공격 제 2 옵션. 그러나 파괴력은 헤인즈에 버금간다.
KBL 데뷔전이던 지난 22일 전주 KCC와 공식 개막전보다 기록이 더 나았다. 당시 바셋은 비슷하게 26분여를 뛰고 18점 4리바운드 7도움 2가로채기를 기록했다. 이만하면 KBL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셈이다.
헤인즈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KT전 뒤 헤인즈는 바셋에 대해 "매우 똑똑하고, 패스를 언제 줄지 득점을 언제 할지 타이밍을 안다"면서 "국내 선수만큼 빠르면서 체격적으로도 강해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호평했다.
지난 시즌 호흡을 맞췄던 조 잭슨(180cm)보다 낫다는 의견이다. 헤인즈는 "둘 다 좋은 선수지만 바셋은 해외 리그를 뛴 경험이 있어서인지 경기를 조율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잭슨은 지난 시즌 단신 외인 돌풍을 일으킨 선수. 특히 폭발적인 스피드와 가공할 점프로 덩크를 손쉽게 꽂으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바셋은 2년 전 프랑스 리그에서 뛰면서 소속팀의 통합우승에 일조했다. 루마니아 리그 득점 1위를 하는 등 7~8년 유럽 등 해외 리그 경험이 풍부하다. 화려함과 스피드는 잭슨보다 살짝 떨어질 수 있으나 경험은 훨씬 더 많다. 인생의 신산스러움을 아는 만큼 차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다.
헤인즈는 바셋의 플레이에서 미국 프로농구 스타 배런 데이비스(은퇴)가 연상된다고 말한다. 바셋은 "민첩성과 골대로 들어가는 움직임이 드웨인 웨이드와 비슷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모두 강력한 돌파는 물론 정확한 외곽슛까지 겸비한 가드들이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마지막 순번으로 바셋을 뽑았다. 큰 기대 없이 선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냥 그런대로 한다"면서도 추 감독은 바셋이 잭슨보다는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짜 헤인즈가 인정한 타짜 바셋, 과연 오리온의 챔피언 수성을 이뤄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