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권오현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IT 사업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와, 중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략적 의사 결정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 삼성전자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되면 성장을 위한 신속한 투자와 핵심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재편, 기업문화 혁신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더욱 발빠르게 대응해 삼성전자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의 이런 진단과 처방이 바로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08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8년여만에 '오너 등기이사'에 오른 이 부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이 부회장은 일단 갤럭시 노트7의 단종사태를 수습하는 일이 첫번째 제출해야 하는 과제로 해결의 우선순위에 있다.
주주총회 과정에서 일부 주주들이 제기한 것 처럼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신뢰를 깨버린 이번 노트7 사태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느냐하는 난제가 이 부회장의 앞에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등기이사 이재용'이 대중앞에 나서는 시점이 바로 노트7 사태에 대한 입장과 해법을 내놓는 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말로 예상되는 사장단 인사에서 이번 갤럭시 노트7 사태에 대한 책임을 어디까지 묻고 친정체제를 구축해 갈것이냐도 이 부회장에게는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은 '이재용의 삼성'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 것인가를 가름하게 되는 중요한 시금석이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미 업계에서는 이재용의 작품으로 이해하고 있는 '컬쳐혁신'을 어떻게 구체화 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투기자본 엘리엇이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찬성하면서 기대로 내비친 지배구조 개선이나 사업 재편과 관련해 어떤 그림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한마디로 '이재용 사내이사'는 그에게 책임과 비전 제시라는 화두를 내놔야 한다는 신호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