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세계일보 내에서조차 "최 씨가 통일교 독일지부에 관여했기 때문에 인터뷰를 했고, 내용이 해명성으로 나온 것은 관계성 때문"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 세계일보, 최씨 단독 인터뷰… 보도 경위 관련 관심 '정보지'로 이어져
세계일보는 27일 오전 '최순실 게이트' 당사자인 최순실 씨와의 독일 현지 인터뷰를 단독보도했다. 최 씨는 이 인터뷰에서 대통령 연설문 수정 사실만을 시인했을 뿐, 청와대 인사 개입 및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최 씨는 정국을 뒤흔든 '게이트급' 사안에 연루돼 있으면서도 인터뷰에서 대부분 사안에 대해 부인하며 자기해명에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기사 안에는 "독일 생활이 힘들었는지 눈밑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깔려 있었다. 박 대통령과 딸 정유라씨 얘기를 할 때에는 간간히 눈물을 쏟기도 했다" 등 최 씨의 수척한 모습을 강조하는 표현도 담겨 있었다.
뒤늦게 나온 '읍소형' 인터뷰에 여러 가지 말이 나왔다. 이날 오전부터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정보지(증권가 찌라시)가 돌았다.
"통일교 재단이 세운 세계일보가 과거 사장을 지낸 S 씨(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유럽회장)의 뜻에 따라 최씨의 '해명성' 인터뷰를 실었다. 과거 자신을 이탈리아 대사로 추천했던 최씨에게 S 씨가 '해명 기회'를 준 것이다."
더구나 세계일보 기자들도 해당 인터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긴급 총회까지 준비한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파장은 더 컸다.
◇ "정보지 내용 기자들도 봤다, 사실 아냐"
익명을 요구한 세계일보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보지 형태로 돌아다니는 것을 우리(기자들)도 봤다. 하지만 그런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기자총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27일 오전 기자 총회가 열린 것은 사실이나 "그런 사정(인터뷰에 대한 반발) 때문에 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기사로 인해) 논란이 많았다. 기자들도 궁금한 부분이 있을 것 아닌가. 사안의 성격상 오픈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관련해서 설명을 듣는 자리였다. 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등 현안 관련해서 의견을 모아보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가 최초로 당사자 인터뷰를 한 것과 관련해 내부 분위기가 달라졌는지 묻자, "하도 여기저기서 근거 없는 소문들이 난무해서 (기자 총회를 열어) 논의를 했고 정리된 부분을 발표했다. 앞으로 보도 경위도 소개한다고 하니까…"라며 " 저희도 향후 진행되는 과정을 내부적으로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아까 나간 공식 의견을 참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편집국 기자 일동 "당사자 입장 전하는 게 언론의 역할"
인터뷰 보도 이후, 세계일보 편집국은 "최순실 씨를 본보가 27일 단독 인터뷰한 배경에 대해 여러 음해와 억측이 나돌고 있다" '편집국 기자 일동'이란 이름으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최 씨 인터뷰 역시 중대 의혹 중심 인물의 일방적인 주장이지만 국민이 당사자의 입장을 직접 들어보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이를 전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보도가 이뤄졌다"며 "보도가 이뤄지기까지 과정과 보다 상세한 내용의 후속 보도를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일보 편집국은 2년전 대통령 측근 비선 국정 농단 의혹을 최초·연속 보도한 후 외부의 압박과 여러 풍파를 겪었지만 언론과 보도의 본령을 지키기 위한 의지와 고민을 놓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후속보도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네티즌들 "말도 안 되는 변명"… 최 씨 인터뷰 불신 분위기
하지만 세계일보 편집국 기자들의 입장 발표에도, 최 씨 해명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7일 오후 4시 30분 현재, 포털 네이버와 다음에는 각각 3만 1000개와 7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있다.
네티즌들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은 검찰 앞에서 지껄이시고 당장 수갑 채워서 국내 송환해라", "인터뷰 전체가 약속이나 한 듯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지금 니 태블릿에서 나온 증거만 200개가 넘어, 어디서 약을 팔고 있어", "모조리 모른다고 오리발 내밀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