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27일 장정석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구단 운영팀장으로 활약했던 장 신임 감독은 염경엽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넥센을 이끌게 됐다. 계약 기간 3년, 연봉 2억원 등 총액 8억원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장 신임 감독은 1996년 넥센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2002년 KIA 타이거즈로 둥지를 옮겨 활약하다 2004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이후 현대의 프런트로 자리를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2012년부터 넥센을 이끈 염 전 감독은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 패배 직후 팀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번 넥센의 인사는 가히 파격적이다. 이전 염경엽 감독을 선임할 당시에도 숱한 이슈를 몰고 왔던 넥센은 다시 한 번 파격적인 인사로 팀을 정비했다.
선수 출신과 구단 프런트로 활동한 이력은 장 신임 감독이나 염 전 감독이 닮은 점으로 꼽을 수 있다. 또 젊은 나이에 감독직에 오른 것도 닮았다. 염 전 감독은 당시 44세의 나이로 넥센의 감독직에 올랐다. 장 신임 감독은 올해 43세다. 하지만 큰 차이도 존재한다. 바로 현장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염 전 감독은 현대와 LG에서 수비 코치를 담당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2년 김시진 전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을 당시에도 넥센에서 주루코치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장 신임 감독은 현장 경험이 전무하다. 오직 프런트에서만 활동했다.
왜 현장 경험이 없는 사람에 지휘봉을 맡겼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넥센 이장석 대표는 "코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감독이 될 수 없는 것은 선입견이라 생각한다"며 "각 파트의 이해관계를 가장 슬기롭게 풀어내고 조율할 수 있는 필드매니저가 필요했고 장 신임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장 신임 감독 선임은 많은 의문 부호가 붙을 수 밖에 없다. 염 전 감독도 그랬다. 하지만 염 전 감독은 자신의 능력으로 우려의 시선을 깨끗이 씻어냈다.
염 전 감독은 2014년 넥센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고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직행과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냈다. 염경엽표 넥센은 올해까지 포함해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등 전성기를 보냈다. 특히 올해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 손승락(롯데)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잃고도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장 신임 감독 역시 100번의 말보다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제2의 염갈량으로 불릴지, 그냥 그런 감독으로 남을지는 전적으로 장 신임 감독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