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삼성전자 임시주총의 1호 안건은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 분할계획서 승인, 2호 안건은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이었다.
이재용 부회장 이사 선임은 안건이 상정된 지 5분 만에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그러나 프린팅 사업 분할 안건은 35분 이상 걸렸다.
이 안건에 대한 질문과 심도있는 의견보다는 두달 넘게 논란이 되고 있는 갤럭시노트7사태에 대한 삼성전자 경영진의 책임있고 속시원한 답변을 주주들이 요구하면서다.
발언에 나선 한 주주는 "이번 사태에 대해 상법상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리콜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지 그런 부분은 소상히 밝혀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연 그로써 막대한 손실을 배제할 수 있는지 상당히 답답하다"면서 "경영관리 틈새가 생겨서 본의 아닌 손실 가져오지 않았느냐, 그런 사태에 대해서 (안건이 아니라고 해서) 의장님 말 한마디로 끝내는 것은 응당치 않다"며 언성을 높였다.
또 이같은 중대한 사안을 두고도 "상정된 두 안건의 감사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단 3분짜리 형식적인 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 발표에 대해서도 질타하기도 했다.
임시주총 진행을 맡은 권오현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있고, 현재 상정된 안건에 대한 적법성을 따지고 있으니 안건 상정이 다 끝난 다음에 (갤럭시노트7에 대해) 답변하겠다"면서 "빨리 빨리 진행하기 위해 다음 주주의 얘기를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주주의 심기를 건드렸다. "삼성전자가 빨리 빨리를 강조하니까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또다른 주주는 "권 부회장의 진행이 독선적"이라면서 "아이폰7 역시 중국이나 호주에서 폭발이 돼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갤럭시노트7 사태의 대응을 잘못해서 판매중단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 자식만 남기고 다 버리라' 했는데 지금 그런 상황에 온 게 아닌가 한다"면서 "갤럭시노트7에 대한 손실 문제가 아니라 쌓아온 이미지에 큰 손상이 되는 것"이라면서 "임원들의 마음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몇조원의 손해가 아닌 새로운 각오로 이미지 회복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영진들의 임시주총 의사 진행에 대한 따가운 지적도 이어졌다. 임시주총 안건은 아니지만 주주들에게 "갤럭시노트7 사태에 대한 보고를 지면으로라도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주주들은 "이렇게도 하지 않은 것은 삼성답지 않고,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삼성은 심각성 다시 한 번 인식하고 분발할 것"을 촉구했다.
안건이 모두 통과된 뒤 진행된 갤럭시노트7 사태에 대한 질의응답에서도 주주들은 뼈있는 질문과 의견을 제시했다.
발언 기회를 요청한 주주는 "2차 리콜할 때 들어간 배터리는 어디 것인지, 만약 두번째 교환 때도 배터리가 문제였다면, 삼성전자 이사회에서는 중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잠재적 위험요소나 발화 원인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이뤄지기 전에 전면 리콜했다가, 또다시 문제가 생겼고, 그래서 또 배터리의 문제로 나타났다면 이것은 상법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주주 대표 소송도 각오해야할 것"이라면서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신종균 사장은 "두번째 제품에 들어간 배터리는 삼성 SDI 제품이 아니다"라면서 "이번에는 단순 배터리 문제로만 보지 않고 하드웨어나 공정상의 문제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국내외 제 3의 기관에도 의뢰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를 계기로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아 내부 시스템을 다 뜯어고쳐 주주여러분과 고객들에게 더욱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