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UN 안보리 제재 대상도 아닌 개성공단을 전격 폐쇄하는 중대한 결정을 국가 공식 기구와 절차가 아닌 비선 실세의 사적인 결정에 의존했다는 것은 국민을 경악하게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참여정부 때 통일부장관으로 개성공단 설치를 주도했던 정 의원은 "(개성공단 폐쇄는) 죄 없는 입주기업과 협력업체의 생명줄을 끊어버린 것을 넘어 한반도 평화의 안전판을 일거에 허물어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개성공단 폐쇄 결정은 헌법상 대통령의 긴급 명령이나 남북 교류 협력법 등 법적 절차에 따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적인 비선 실세에 의한 불법적 결정이자 정당성이 결여된 것임이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최씨 개입의 사실 관계를 밝히고 불법적 폐쇄 결정을 되돌리기 위한 조치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2월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했다. 청와대가 앞서 개성공단을 대북 압박수단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통일부는 폐쇄보다는 잠정 중단 의견이었음에도 폐쇄를 강행해 의사결정 과정에 의혹이 제기됐었다.
앞서 이성한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은 한겨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씨 비선 모임에서 개성공단 폐쇄이 주된 논의 주제였다고 말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비선 모임의 논의 주제와 관련해 "10%는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일이지만 나머지 90%는 개성공단 폐쇄 등 정부 정책과 관련된 게 대부분이었으며, 최순실씨는 이를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지난 2월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결정에 '비선'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홍용표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성공단 중단 문제는 정부 절차를 밟아 협의를 통해 결정한 문제"라면서 "통일부가 주무부처로서 책임을 다하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토의해 결정했고, 이에 따라 제반 조치가 이행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