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는 '하야', '탄핵' 해시태그가 봇물을 이뤘고, 대학생들은 시국선언에 나섰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던 지난 2005년 그의 '복심'으로 불리며 대변인으로서 그를 보좌했던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전여옥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1월 19대 총선 출마 전 출판 기념회용으로 기획해 책 'i 전여옥'을 저술했다. 전 전 의원은 당시 이 책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생생한 평가를 담아내 이른바 '전여옥 어록'으로 화제에 올랐다.
24일 JTBC의 "최순실 PC 파일 입수…대통령 연설 전 연설문 받았다", "연설문 원고 '붉은 글씨' 일부, 실제 연설서도 달라져" 등의 보도를 통해 최순실 비선 실세 개입 정황이 확인된 후 온라인에는 '전여옥 전 의원 발언 재평가'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은 전 전 의원의 발언과 그의 책 일부 내용을 토대로 간략하게 정리된 것이다.
책에서 전 전 의원은 최고 지도자의 덕목에 대해 구체적으로 네 가지 사례를 들어가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또 되어서는 안 되는 후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전 전 의원은 또, 이 책에서 박 대통령의 화법을 지적하며 "말 배우는 어린아이들이 흔히 쓰는 '베이비 토크'와 크게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는 최근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에게서 연설문 수정 작업 등에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온 것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전여옥 전 의원은 "박근혜에게 한나라당은 '나의 당'(My party)'이었다. 대한민국은 우리 아버지가 만든 '나의 나라(My country)'이었다. 이 나라 국민은 아버지가 긍휼이 여긴 '나의 국민(My people)'이었다. 물론 청와대는 '나의 집(My house)'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바로 '가업', 즉 '마이 패밀리스 잡(My family's job)'이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SNS에서 회자되는 '전여옥 어록' 전문 |
▶전여옥 어록 1 "박근혜 위원장은 자기의 심기를 요만큼이라고 거스리거나 나쁜 말을 하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그가 용서하는 사람은 딱 한 명 자기 자신이다." ▶전여옥 어록 2 "하루는 어머니들과의 대화를 위해서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는데 박근혜 위원장이 햄버거를 먹지 않고 있기에 '왜 먹지 않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없더라. 보좌관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오니 그제야 먹었다." ▶전여옥 어록 3 "박근혜에게 한나라당은 '나의 당'이었다. 한국은 아버지가 만든 '나의 나라'였다. 국민은 아버지가 긍휼히 여긴 '나의 국민'이었다. 물론 청와대는 '나의 집'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바로 '가업'(my family's job)이었다. ▶전여옥 어록 4 "친박 의원들이 박근혜 대표의 뜻을 헤아리느라 우왕좌왕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면 박 대표는 '제가 꼭 말을 해야 아시나요?'라고 단 한 마디 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라'하는 것은 그 자체가 비민주적이다." ▶전여옥 어록 5 "박근혜는 늘 짧게 대답한다. '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 등. 국민들은 처음에는 무슨 심오한 뜻이 있겠거니 했다. 그러나 사실 아무 내용 없다. 어찌 보면 말 배우는 어린애들이 흔히 쓰는 '베이비 토크'와 다른 점이 없다." ▶전여옥 어록 6 "박 대표 바로 뒷줄에 앉아 있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의원들이 말했다. '대표님 머리에 우비 모자 씌워드려야지.' 나는 당황했다. 자기 우비 모자는 자기가 쓰면 되는 것 아닌가? 내가 씌워드렸지만 박 대표는 한마디도 없었다." ▶전여옥 어록 7 "박근혜는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은 부정부패 연루자를 보호하지 않으며, 기소되면 당원 자격을 정지시키고 유죄가 확정되면 영구 제명하겠다'고 말했는데 부정부패로 유죄가 확정돼 2년반 콩밥을 먹은 사람을 당을 쇄신할 비대위원으로 임명했다." ▶전여옥 어록 8 "박근혜는 대통령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정치적 식견·인문학적 콘텐츠도 부족하고, 신문기사를 깊이 있게 이해 못한다. 그녀는 이제 말 배우는 어린 아이 수준에 불과하다." ▶전여옥 어록 9 "영등포에 손가락이 잘린 분들이 많은데 유신독재 시설 공장에서 각성제를 먹고 졸면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다. 산업화의 영웅은 그들인데 꽃다발도 없고 명예도 없다." ▶전여옥 어록 10 "박근혜는 공천 승복하는 것이 정도라고 얘기하지만 정작 박 위원장 본인은 승복하지 않았다. 친이계에 공천 승복하라고 말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전여옥 어록 11 "보좌관이 박근혜 위원장의 쓸 샴푸를 사야 하는데 단종이 돼 아무리 찾아도 못 찾았다. 왜 최근 나온 제품들을 안 쓰고 옛 제품만 고집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전여옥 어록 12 "박근혜 위원장은 클럽에 갈 때에도 왕관을 쓰고 갈 것 같다." ▶전여옥 어록 13 "박근혜 위원장의 자택 서재를 둘러보고 박 위원장의 지적 인식능력에 좀 문제가 있다 생각했다. 서재에 일단 책이 별로 없었고 증정 받은 책들만 주로 있어 통일성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여기가 서재인가'하는 생각을 했다." ▶전여옥 어록 14 "여러분,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쁜 놈입니다. 그러나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