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씨는 또 마약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적도 있다. 이런 고씨가 최씨의 비선실세로 미르·K스포츠 재단 뿐 아니라 국정운영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나오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 최순실의 최측근 고영태 "강남에서 잘나가던 호빠 마담"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고 씨는 강남 일대에서 유명한 '호스트바 영업이사'(속칭 호빠 마담)로 알려졌다. 영업이사는 주로 여성 손님이나 단골들을 관리하는데, 업계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인정받아야 맡을 수 있는 자리로 여겨진다.
화류계 종사자 등의 말을 종합해보면, 고 씨는 2009~2010년까지 '고민우'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고 씨와 함께 일했던 A 씨는 "당시 고 씨는 '풀펍'이라고 새벽 1~2시까지는 가라오케 술집으로, 새벽 2시 이후부터는 호스트바로 운영되는 술집의 '마담'으로 있었다"면서 "주로 가라오케 술집에서 활동했다"고 전했다.
A 씨는 "가라오케 술집에는 중년 여성들이 많이 찾는 편이었다"며 "당시 잠깐 일했었는데, 고 씨의 영향력이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시 고 씨가 활동하던 유흥업소를 몇차례 방문했던 B 씨도 '호스트바 마담'이었던 고 씨를 똑똑히 기억했다.
그는 "고 씨를 잘 기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업계에서 '잘 나가는 마담'이라는 소문을 들어서다"라며 "여성들로부터 인기가 좋아 고급 외제차를 선물 받았다고 전해 들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가끔 이야기도 나누고 했었지만 연락이 끊겼는데, 최근 보도에서 고 씨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호스트바 마담에서 비선 실세의 측근으로 국정에 관여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정말 황당하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고 씨는 최소 두 군데 이상의 가라오케나 호스트바에서 활동했으며, 2010년에도 고 씨를 강남의 한 가라오케에서 봤다는 목격담도 있었다.
화류계 종사자들은 한 입으로 "최 씨를 못 봤다기보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중년 여성들이 드나드는 상황이라 최 씨가 왔었다고 해도 기억을 못한다"며 "고 씨가 최 씨와 친한 사이라면, 유흥업소에서 만난 것 아니겠냐"고 추정했다.
실제로 고 씨는 정부 관계자로부터 '회장님'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실세였던 최 씨와 말다툼을 하거나 반말로 대화하는 등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 유치원 원장님과 호스트바 에이스, 국정운영 쥐락펴락
고 씨는 2009년 4월 태국 방콕의 한 클럽에서 엑스터시 1정을 받아 술과 함께 복용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고 씨가 동정 전과가 없고 잘못을 반성하는 데다 과거 펜싱 국가대표 선수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공로를 인정해 벌금형만 선고했다.
고 씨와 최 씨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절친한 사이로 최 씨와 함께 국정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모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의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직접 대북관계나 정부 인사 등에 관한 문서를 최 씨 사무실로 전달했다.
이 문서들은 최 씨와 고 씨, 최 씨의 또다른 측근인 차은택 광고감독 등에게 전달됐고, 최 씨의 지휘하에 사업 계획서가 작성됐다.
밀실에서 만들어진 이 보고서들은 추후에 그대로 청와대 문건이 됐다.
최 씨는 단국대에서 영문학으로 학사를 졸업한 뒤 석사를 수료했다. 1986년에는 육영재단 부설 유치원 원장을 지냈으며, 90년대에는 강남구 신사동에서 유치원을 운영했다.
결국 석사를 수료한 유치원 원장 출신의 최 씨와 펜싱계와 화류계에 종사했던 고 씨가 국정운영을 쥐락펴락한 셈이 됐다.
전대미문의 국정농간 사태가 터지면서 이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이화여대와 경희대, 건국대, 서강대 학생들은 시국선언을 잇따라 발표했고, 416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논평을 내며 최 씨의 국정개입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