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변상욱 대기자 (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김준성 (SK나이츠 선수)
◆ 김준성> 안녕하세요.
◇ 변상욱> 일단 축하드립니다.
◆ 김준성> 감사합니다.
◆ 김준성> (웃음)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고요. 그런데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으셔가지고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고요.
◇ 변상욱> 취재 갔다 온 기자들 얘기를 들으니까 드래프트에서 빅3가 뽑힐 때보다 함성이 더 컸다 그래요. 그렇게 귀에 들렸습니까, 김 선수 귀에도?
◆ 김준성> 저는 그때는 그런 걸 몰랐는데 지인들이 이렇게 링크를 보내주더라고요, 그때 동영상을. 그걸 보니까 좀 크기는 크더라고요, 소리가. (웃음)
◆ 김준성> 일반인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가 몇 명 있긴한데요. 지금 상무에 있는 이대성 선수나... 미국에서 농구를 하던 사람들도 있고요. 이렇게 계속 엘리트 코스를 쭉 밟아온 선수들인데, 저는 한 번 실패해서 그만뒀다가 좀 쉬다가 다시 도전했기 때문에 조금 더 주목을 받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 변상욱> 신문기사 제목은 ‘눈물의 드래프트’ 이렇게 뽑혔어요, 김 선수 눈물을 흘렸어요?
◆ 김준성> 그때 눈물이 좀 나오더라고요, 단상 위에 올라갔는데...
◇ 변상욱> 무슨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났습니까?
◆ 김준성> 정말 힘들었거든요, 준비하는 과정이. 아르바이트 같은 걸 하다가 다시 극적으로 농구를 시작하게 됐는데... 정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운동할 때도 있었고. 그런 생각이 쫙 스쳐지나가면서. 그리고 가족들 생각이 나더라고요. 엄마랑 할머니랑.
◇ 변상욱> 가족 얘기, 사회생활 얘기 나왔는데. 하나씩 짚어볼게요. 2014년 드래프트 때 지명을 못 받았죠. 그래서 사회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아르바이트 같은 거 뭐뭐 해 보셨어요?
◆ 김준성> 그때 떨어지자마자 제가 다니던 학교 안에 조그마한 레스토랑 같은 게 있거든요. 거기에서 접시 닦고...
◇ 변상욱> 식당에서요?
◆ 김준성> 네. 포크나 나이프 같은 거 세팅해 놓고 이런 청소나 이런 일을 하다가 그러고는 음식점에서 서빙도 좀 하고... 또 장례식장 식당에서 식사들 하시잖아요. 그 음식 같은 걸 제가 만들어서 호실로 배달을 하는 그런 일도 했었어요.
◇ 변상욱> 그렇군요. 김 선수 드래프트 실패했을 당시에 아버님도 많이 편찮다고 얘기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어떠신가요?
◆ 김준성> 수술을 받으시고 많이 좀 좋아지시기는 하셨는데 암이라는 병이 언제 또 그럴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항상 긴장하고 검사받고 이러고 있는 상태고요. 그래도 많이 좋아지셔서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가장이신 아버님이 수술 받고 누워계신다면 집에서 농구를 계속하도록 도와주거나 지원해 줄 만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그래도 다시 하자, 이렇게 마음먹게 된 결정적인 계기 같은 게 있었어요?
◆ 김준성> 원래는 무조건 포기하려고 했었죠. 다시 농구공을 잡았다가도 안 될 것 같고 몸도 살도 많이 불었고 자신도 없어져서 무조건 그만두려고 했었는데... 제 표정에서 나왔대요, 엄마가 말씀 해 주시는데 운동을 하고 집에 오는 거랑 일을 하고 집에 오는 거랑 얼굴 표정이 다르다고 운동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자신없다고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엄마랑 아빠랑 ‘그게 무슨 상관이 있냐. 성공하든 실패하든 내 아들이니까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네가 좋아하는 농구하라고.’ 그래서 무조건 하게 됐습니다.
◇ 변상욱> 무조건 포기에서 무조건 하는 걸로 건너뛰었네요. 그런데 그때 갔던 실업팀이 아마 놀레벤트 이글스 맞나요?
◆ 김준성> 네.
◇ 변상욱> 실업팀이 말이 실업팀이지 프로팀이 아닌 바에는 대우라는 게 부족했을 것 같은데요?
◆ 김준성> 네, 맞습니다. 그것도 그렇고 이번에 처음 생긴 팀이라 마땅히 스폰 해 주시는 기업들이나 그런 데가 없었고 운동할 곳이나 지낼 숙소 같은 데도 전혀 없어가지고.
◇ 변상욱> 경기장도 없고 숙소도 없고?
◆ 김준성> 네, 그냥 막연하게 기다리면서 몸 만들면서 운동하고 있었는데 8월 말인가 극적으로 대구 쪽이랑 전국체전에 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국체전에 이번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 변상욱> 말로 듣기로는 손가락에 감을 반창고도 부족하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마는 실제로 그런 정도의 열악한 상황입니까?
◆ 김준성> 네, 처음에는 그랬었고요. 올해 봄이나 여름까지만 해도 농구공... 이런 말씀드려도 되려나요. (웃음)
◇ 변상욱> 농구공 자체가 모자랐어요?
◆ 김준성> 네.
◇ 변상욱> 연습할 때도?
◆ 김준성> 네.
◆ 김준성> 네, 그런 것 같습니다.
◇ 변상욱> 그전까지야 실업팀 경기를 눈여겨본 사람도 별로 없었을 거고요.
◆ 김준성> 어디 다니면 무시를 많이 좀 받았죠.
◇ 변상욱> 연세대를 이길 때 그 경기 내용 기억나시겠네요?
◆ 김준성> 네, 잘 기억나고요.
◇ 변상욱> 그때 점수 몇 점이나 득점했어요?
◆ 김준성> 20점 넣었어요.
◇ 변상욱> 오, 20점. 포지션이 지금 가드죠?
◆ 김준성>. 네.
◇ 변상욱> 신장이 177cm라고 했는데 프로농구 선수로는 작은 키죠, 누가 봐도. 신장으로 하냐, 심장으로 뛰는 거지라고 얘기는 합니다마는 만만치는 않죠?
◆ 김준성> 진짜 막상 제가 프로팀 가서 운동하니까 더 느껴지는 것 같아요. 몸싸움 같은 부분이나.
◇ 변상욱> 이제 프로팀으로 옮기신 지 한 일주일 됐죠? 정말 좋아요? 뭐뭐가 제일 좋습니까?
◆ 김준성> 밥이 너무 잘 나오고요. (웃음)
◇ 변상욱> 밥 잘 나오고. (웃음)
◆ 김준성> 체육관도 좋고 제 방 바로 밑이 체육관이거든요. 바로 가서 운동할 수 있으니까 이런 부분이 너무 좋아요.
◇ 변상욱> 좋아하는 운동을 실컷 할 수 있으면 그것보다 좋은 게 뭐가 있겠어요, 그렇죠?
◆ 김준성> 네. 맞습니다.
◇ 변상욱> 꿈이 있다면 포부 한마디만 해 주시죠.
◆ 김준성> 일단 기회를 준비하고 있고요. 제가 경기를 뛸 수 있으면, 기회를 받으면 언제든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하고요. 제가 스토리 같은 걸로 주목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코트 위에서 농구선수로서 좀 주목을 받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열심히 해서 국민들한테도 희망찬 모습을 보여주기를 저희도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준성> 감사합니다.
◇ 변상욱> SK나이츠의 김준성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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