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4천억원' 굴린 도박사이트…140명 무더기 검거

사장 등 16명 구속…청년실업자 유혹해 범행에 가담시켜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3조4,000억 원대의 해외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하고 운영에 가담한 사이버 도박사범 140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A(44) 씨 등 사장 2명과 해외사이트 관리자 5명, 환전 및 전달책 3명, 국내 수익금 관리자 등 16명을 검거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도박사이트 직원 등 124명을 형사입건하고 달아난 회장 B(42)씨 등 15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2013년 1월부터 지난 7월 26일까지 미국과 일본 등에 서버를 두고 해외 축구·야구·농구 등의 경기를 중계하는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 8개를 개설했다.

이후 1회당 최소 5,000원에서 최대 100만 원까지 베팅하도록 해 가입자로부터 약 3조4000억 원을 입금받아 이 가운데 140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단속과정에서 현금 13억 원을 압수했다. 나머지 수익금 중 일부는 아파트와 상가를 구입하거나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들을 회장과 사장, 이사, 실장, 관리자, 종업원 등 철저한 역할분담을 통해 체계적으로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사장들은 자신이 담당한 사이트의 종업원을 선발해 그 가운데 선임자를 관리자로 두고 종업원들의 동태를 살폈다.

사장들은 먼저 인터넷 구인구직사이트에 '해외근무 가능, 월 200만원, 주 5일 근무'라는 광고로 청년실업자들을 유인했다.

이어 경기도 분당에 마련한 교육장에서 도박사이트 운영 방법 등을 훈련시킨 뒤 필리핀으로 보냈다.

필리핀에서는 이들의 여권을 빼앗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사용도 금지시켜 신고나 도주를 막았다.

사장들은 또 매일 수입현황을 보고받고 수익에 따라 사이트 관리자와 종업원들을 격려하거나 채근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사나 실장들은 환치기 업자를 통해 국내로 돈이 입금되면 각 사이트별로 배분해 사장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구속된 사장 A씨는 자신의 친동생과 매형을 끌어들여 범행에 가담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매형 B씨는 도박사이트 회원 명단을 몰래 빼돌려 7개 도박사이트를 추가 개설해 회장으로 성장하며 A씨와 갈등을 빚자 지분을 나눠 가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필리핀과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달아난 B씨 등 15명에 대한 검거에 주력하는 한편, 부당수익금의 몰수를 위해 자금추적을 벌이고 있다.

이승헌 사이버수사대장은 "불법 사이버 도박사범에 대해서는 첩보수집 활동을 강화해 끝까지 추적, 검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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