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 카드를 꺼내들면서 내각제 개헌론자인 김 전 총리와 개헌 관련 어떤 얘기를 나눌지 주목된다.
양측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저녁 6시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저녁을 함께 한다. 만찬에는 박지원 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하며 회동 장소는 비공개에 붙였다.
이번 만찬은 김 전 총리가 지난 8월 인사차 자택으로 찾아온 박지원 위원장에게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당초 지난달 9일 '냉면회동' 약속이 잡혔다가 날짜가 재조정됐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김 전 총리가 직접 뵙자고 해 감사히 찾아뵙는 것"이라며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릴 수 있는 혜안과 지혜의 말씀을 듣고 오겠다"고 밝혔다.
앞서 안 전 대표는 대선 때부터 함께한 최상용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을 고리로 김 전 총리를 종종 예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 지역에 기반을 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출마설이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충청권의 맹주인 김 전 총리와 안 전 대표의 회동 내용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정치권의 불씨가 된 개헌에 대해 김 전 총리가 어떤 조언을 할 지도 주목된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야권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내각제 개헌을 통한 연립정부 구성을 약속하며 'DJP'(DJ·김대중+JP·김종필) 연합으로 정권 창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내각제 추진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로써 대통령발 개헌 논의는 종료되었음을 선언한다"며 "정치권은 성난 민심을 수습하는데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혀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헌은 참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