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KB국민은행 안덕수 감독(41)이었다. 지도자 생활을 줄곧 일본에서 해온 안 감독은 지난 4월 서동철 전 감독의 후임으로 국민은행을 맡았다. 한국 무대에서는 지도자로서 처음 데뷔하는 시즌이다.
그런 만큼 안 감독은 패기 있는 출사표를 던졌다. 안 감독은 "대형 신인 박지수를 뽑아서 (국민은행을) 우승후보의 대항마라고 하더라"면서 "그러나 박지수를 뽑지 않아도 원래 우승후보"라고 기염을 토했다.
또 안 감독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면서 "그러나 농구야 어디서 하든 패턴 등은 똑같다"고 첫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얼마만큼 감독과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대하고 준비하느냐 중요하다"면서 "5개 구단과 싸워 부닥치고 굴러보기도 하고 준비해 첫 우승의 꿈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감독은 삼일중학교 이후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일본 고교와 대학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 프로농구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한국대학농구연맹 사무국장을 거쳐 일본으로 다시 넘어가 2007년부터 올해 초까지 10년 동안 샹송화장품 코치를 역임했다.
처음 한국 프로팀을 맡은 안 감독은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박지수(195cm)라는 대어를 낚았다. 향후 10년 이상을 책임질 대들보를 안은 안 감독은 큰절 세리머니를 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유의 거침없는 말투와 외모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날 미디어데이 진행자가 "화가 나 있는 거 아니죠"라고 묻자 안 감독은 "항상 화가 나 있다"고 일단 답했다.
이어 "국민은행 감독인가, 골프 선수 최경주인가, 야구 선수 오승환인가"라는 팬의 댓글이 있었다는 말이 나오자 행사장에는 폭소가 터졌다. 이에 안 감독은 "거기에 답을 어떻게 하느냐"며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 사람도 닮고 나도 다 닮았는데, 부모가 다 다른 3명"이라고 닮은 꼴에 대한 재치있는 답변을 내놨다.
화끈한 답변으로 미디어데이 최고 스타로 떠오른 안 감독. 과연 국민은행이 올 시즌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국민은행 대표 선수로 나온 김가은도 "우승에 대한 굶주림과 갈증은 우리가 가장 크다"면서 "말보다 몸으로 우승을 탈환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안 감독 못지 않은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