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우의'에 집착하는 사람들, 물대포 직접 맞았다는데

물대포 실험 강행한 우파 인사들 "10기압에 수박도 안깨졌다" 주장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물대포를 맞겠다던 이들이 23일 실험을 강행했다. 당초 이 발언이 화제에 오르도록 만든 주역인 건국대 의대 교수는 불참했다.

이날 물대포 실험에는 신혜식(48) 독립신문 대표,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 최대집 자유개척청년단 대표만 참여했다.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실험은 팟캐스트 '신의한수' 등을 운영하는 신 대표 주도 아래 이뤄졌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실험에는 10~13기압의 물대포가 준비됐다.

신 대표 주장에 따르면, 그는 10m 거리에서 머리에 물대포를 맞았다. 이후 그는 "머리가 둥글기 때문에 직타가 아니라 빗겨 나가는 것 같다. 안경도 그대로 있다. 물대포를 맞았는데도 안경이 그대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압력이 세긴 하지만 세게 미는 느낌일 뿐이다. 가격당하는 느낌이 아니다. 백남기 농민은 넘어진 후 제삼의 타격이나 압력에 의해 (부상 입은)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이어 수박 실험도 했다. 그에 따르면, 그가 직접 물대포를 맞은 거리와 같은 10m에서 물대포를 맞기 시작했다. 수박을 오른쪽 어깨에 올린 그는 손으로 수박을 감싼 채 점점 살수차에 다가가며 물줄기를 맞았다. 영상 속 수박은 깨지지 않았다.

◇ "고 백남기 농민 '사인' 물대포 아니다" 호언장담하던 의대 교수는…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물대포를 맞을 용의도 있다고 주장하던 이용식(69) 건국대학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23일 실험에 불참했다.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이 교수는 앞서 지난 11일 팟캐스트 등을 통해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살수차의 물대포가 아닌 빨간우의를 입은 남성의 가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10월 23일 물대포를 직접 맞은 후 멀쩡한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이 교수의 발언은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회자됐다. 그를 기다리고 있다는 누리꾼들의 게시물도 커뮤니티 곳곳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이 교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사립대 교수라는 직함을 이유로 댔다더라"는 등 수많은 낭설만 오갔다.

◇ "실험이 아니라 대결" 달라진 주장…'학교 측 외압' 추측도

이에 대해 이 교수는 2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나는 일이 있어서 못 갔다"고 말문을 열었다가 "원래는 진중권 교수가 나오고 우리가 대결을 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말을 바꾸며 설명을 시작했다.

앞서 진중권(54) 교수는 지난 6일 '이상한 나라의 진단서'라는 칼럼에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물대포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을 비난하며 "말 나온 김에 국회에서 물대포 검증 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용석 교수는 "진 교수에게 직접 대결을 전한 적은 없다"면서도 "진 교수가 나오고, 내가 물 맞아서 아무 이상 없으면, 진 교수는 내 주먹을 맞아야 한다는 대결을 내가 제안했던 것"이라는 설명을 이어갔다.

이어 거듭 "나 (혼자서)는 나갈 필요 없으니까 (실험에) 안 나간다. 진중권 교수가 나오면 나간다"며 "신혜식 씨가 실험하면 나도 간다고 했던 거지. 내 발언이 중점된 건 잘못 나간 거다"라고 주장했다.

◇ 학생들 우려에도…"백 농민 사인은 빨간우의 탓"

그는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에 대해서도, 빨간우의 탓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홈페이지 영상 화면 캡처)
지난 19일 빨간우의 남성이 자신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이라는 것을 밝히며 "경찰은 물대포를 직사했고, 백 농민이 쓰러졌다. 쏟아지는 물대포를 등으로 막았다"고 했으나, 이 교수는 이를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치부했다.

그는 "물대포는 백남기 농민에게 손상준 게 없다. 그냥 정신이 없어 넘어졌을 뿐이다. 두개골이 깨진 건 빨간우의가 진짜 원인이다"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어 지난 22일 방영해 큰 파장을 일으킨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물대포에 맞은) 수박이 안 깨지더라. 안 깨지니까 끝까지 조준해서 수박을 부수더라. 그런 사기가 어디 있느냐. 공적으로 거짓말 하는 사람들은 법정에 세워 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백남기 농민은 머리 자체에 물을 거의 맞지 않았다"면서도 "정수리 쪽에만 맞았다. 고개 숙이고 있을 때 어깨랑 목 뒤를 맞는다는 거다. 그 때 균형을 잃게 된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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