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최태민의 '구국봉사단'…미르·k재단과 판박이

기업들, 강제 모금 불만…측근 사익 추구 수단으로 악용

(사진=자료사진)
최순실씨의 부친인 최태민씨가 40년전에 조직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명예총제로 이름을 올린 '구국봉사단'이 최순실씨가 주도한 미르·k스포츠 재단은 여로모로 닮았다.


정권의 힘을 빌려 거액을 조성했고 이 과정에서 대기업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또 거둬들인 돈이 정권 실세에게 흘러들어간 정황도 매우 흡사하다.

1974년 4월 최태민씨가 설립한 구국여성봉사단이라는 정체 모를 단체에 박근혜 대통령이 명예총재로 이름을 올렸다. 이 단체는 이후 새마음봉사단으로 이름을 바꿔 전국조직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설립된지 얼마되지 않아 구국여성봉사단은 여러 가지 구설수에 올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참모들도 이 문제를 회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했을 정도다.

결국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맡은 박승규 당시 민정수석이 옷 벗을 각오를 하고 총대를 멨고 조사에 나섰다.

조사 내용은 '봉사단이 헤펐고 지출보다 기업 등으로부터 끌어모은 것이 더 많았다', '봉사단이 수익사업을 한다며 이권에 개입하려는 흔적도 적지 않았다고 증언자들은 전했다' 등이 골자였다.

봉사단은 서울 종암동 어물시장 운영권을 따내려고 서울시에 로비를 벌인 정황도 잡혔다.

이는 미르.k재단이 문화융성과 스포츠 산업 활성화라는 애초 취지와 달리 측근 비선들의 '돈줄'로 활용되고 있다는 정황과 빼다 닮았다.

차이점이라면 당시 최씨는 드러내놓고 이권에 개입했다면, 그의 딸 순실씨는 비즈니스로 포장에 돈을 불리는 수법을 쓰려고 했다는 것뿐이다.

순실씨는 미르·k재단에서 벌이는 사업을 따내기 위해 5개 이상의 개인 비밀회사를 차려놓을 것으로 드러났다.

공개적으로 말은 못해도 기업들의 불만이 높았다는 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 수석은 "겉으로는 말은 안하지만 '방위성금도 내는 그런 돈까지 내야하느냐'는 불평도 있었다"고 밝혔다.

미르·k재단과 관련해서는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공식 회의석상에서 "재단법인 '미르'라는 것을 만들었고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들의 발목을 비틀어서 450억~460억 원을 내 굴러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최태민씨가 일으켰던 비리 의혹 사건을 40여년만에 그의 딸인 순실씨가 대(代)을 이으며 재현시킨 모양이 됐다. 그 중심에는 박 대통령이 있었고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 것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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