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LG, 이제는 타자들이 미쳐야 한다

(왼쪽부터) LG 트윈스 김용의, 박용택, 오지환. 벼랑 끝에 몰리 팀을 위해 타석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 (사진=LG 제공)
5전 3선승제 단기전. 2경기 연속 패배. 승리는 없다. 한국시리즈 진출확률 18.7%. 스포츠에서 불가능이란 없지만 미래가 어둡기만 한 현재 LG 트윈스의 상황이다.

LG는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PO)에서 내리 2연패를 당했다. 남은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두지 않으면 LG의 가을야구는 끝이 난다.

LG는 23일 안방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반전을 만들어야 한다. 주장 류제국은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하기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류제국은 지난 11일 KIA 타이거즈와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보여준 위용을 다시금 보여줄 때다. 당시 류제국은 8이닝을 소화하면서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LG의 준플레이오프행을 견인했다.

류제국 외에도 LG 선발 투수들의 성적은 나무랄 데가 없다. PO 1차전을 책임진 헨리 소사는 6⅓이닝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마무리 투수 임정우가 무너지는 탓에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소사는 제 몫을 해냈다.

2차전 선발 데이비드 허프 역시 7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했다. 7회말 박석민에 2점 홈런을 내준 것이 뼈아팠지만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투수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LG는 NC에 연패를 당했다. 뜨거웠던 투수들의 어깨에 비해 타자들의 방망이가 너무나도 차가웠기 때문이다.

LG가 PO 1~2차전에서 만들어낸 안타는 단 7개에 불과하다. 이 중 2개는 루이스 히메네스와 정상호가 1차전에서 터트린 홈런이다. LG가 두 경기에서 낸 점수는 이 2개의 홈런이 전부다. 나머지 5개의 안타는 영양가가 없었다.

무엇보다 터져줘야 할 곳에서 긴 침묵이 이어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을 펼친 김용의는 공격의 물꼬를 틀어줄 1번 타자 역할을 맡았지만 6타수 무안에 그쳤다.

3번 타자 박용택은 더 심각하다. 8타수 무안타다. 삼진은 무려 다섯 번이나 당했다. 5번 타자 오지환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6타수 무안타에 3개의 삼진을 당했다. 1차전에서 볼넷을 얻어내 한 차례 1루 베이스를 밟은 것이 전부다.

물론 NC의 쌍두마차 에릭 해커와 재크 스튜어트의 공이 너무 좋았다. 뛰어난 완급 조절과 적절한 볼 배합으로 LG 타선을 제대로 흔들었다. 하지만 이런 공을 때려내야 하는 것이 타자들의 임무다. 상대 투수의 호투가 타자들의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는 터질 때가 됐다. 아니, 꼭 터져야만 한다. 류제국의 호투가 없더라도 LG 타자들은 방망이로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LG에 다음은 없다. 타자들의 크레이지 모드가 필요한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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