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KB의 삼성카드 인수설.. 왜?

차고 넘치는 곳간을 가진 삼성카드는 보유가치가 더 크다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에서는 삼성카드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1월 원기찬 사장이 사내 방송을 통해 임직원에게 "사실 무근"이라고 못을 박았음에도 시장에서는 좀처럼 매각설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도는 이야기들의 핵심은 "KB금융지주가 삼성카드 인수를 추진 중이며 KB내부에서 합병에 대비한 자체 구조조정까지 하고 있다"이다. 내부에서 이미 합병 작업에 착수했다는 등의 사실로 꽤 구체적이다. 잘 모르는 이들이 들으면 혹할 정도다.

KB금융지주 측에 물어보니 "(인수할)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최근 현대증권, LIG손해보험 등을 잇따라 인수한 상태라 삼성카드까지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없다.

삼성카드를 둘러싼 이슈를 좀 살펴보자. 최근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의 개편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삼성화재와 카드, 삼성증권 등을 수직계열화 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삼성카드 매각설 역시도 이에 근거해 나오는 측면이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경쟁력이 있는 업종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는 과정에 금융계열사 가운데 볼륨이 작고 존재감도 미미한 카드가 대상이 됐다'는 설도 돈다

반면 올해 삼성카드의 자본금이 약 6조 8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익잉여금 규모는 60%가량인 4조1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카드사와 비교할 때 덩치나 체급에 비해 자본금 규모가 지나치게 많다. 시쳇말로 '차고 넘치는 곳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매각설을 반박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삼성생명에 삼성카드는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공교롭게 삼성생명은 대규모 자본확충을 해야 하는 처지다. 보험업계가 2020년까지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있어서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추후 삼성카드가 투자부문과 자산운용부문으로 쪼개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7조 원에 가까운 자본금은 투자부문으로 돌려 삼성생명과 합병해 삼성생명의 부족한 자본금을 채울 뿐 아니라, 향후 중간금융지주 전환을 위한 '두둑한 실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이런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올해 1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37.5%)을 모두 사들이며 삼성카드의 1대 주주(71.86%)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실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매각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삼성카드의 미래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은 뭉게구름 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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