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사들의 모임인 한국선주협회는 최근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 관련기관 등에 금융거래 정상화를 요청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선주협회는 건의서에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시중은행은 물론 정책금융기관들까지 해운기업에 대해 신규대출은 고사하고 만기도래 융자금에 대해 원금의 10~30%를 조기상환토록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조기상환이 어려울 경우 추가담보와 추가 금리 인상을 요구해 관철시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국내 금융권의 홀대로 인해 경영실적이 양호한 중견선사들 조차 흑자도산 위기에 몰리면서 비교적 금리가 싼 중국은행과 중국조선소 이용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선주협회 조봉기 상무는 "선사 사장들이 한국에서 배를 짓기 너무 힘들다며 중국으로 가야하는 것 아닌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고 구체화되려는 조짐들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선주협회가 지난해 협회 회원사 151개사의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114개사에서 영업이익을 시현했으며 37개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구조조정 중이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원사를 제외한 148개사의 2015년도 영업이익은 1조 9천억원, 당기순익은 6천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국내 상위 50여개 해운사의 경우의 경영실적을 보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한진해운과 창명해운,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현대상선을 제외하면 90% 이상이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조사결과로 볼 때 세계적인 해운업 불황속에서도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이어나가며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기관들이 국내 금융권이 힘든 시기에 버팀목이 돼 주기는 커녕 비올 때 우산을 빼앗듯 채권회수에 나서면서 해운사들은 "중차대한 시기에 금융권이 제 살길만을 생각하고 해운기업들을 대상으로 채권회수에 올인하면서 영업이익을 시현하고 있는 많은 중소/중견 해운기업들이 흑자도산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진해운 사태로 가뜩이나 해외의 시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해운업의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