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기피 부서지만 이곳에서도 묵묵히 경찰의 첫인상을 담당하는 경찰 직원들이 있다.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충북 청주청원경찰서 민원실을 찾았다.
하루 2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찾는다는 이 곳에서는 각종 고소.고발 접수와 제보, 교통범칙금과 범죄경력조회, 운전면허증 갱신과 재발부, 국제면허 발급 등 그야말로 종합 민원이 처리된다.
특히 교통범칙금이나 자동차 과태료로 인한 차량 압류 등의 절차를 진행하다보면 온갖 욕설과 폭행까지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현경 민원실장은 "실제로 한 여경이 50대 남성 민원인이 갑자기 휘두른 주먹에 맞은 적도 있다"며 "직원들의 대다수가 여성이라 악성 민원인들이 위협할 때는 무서울 때도 많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최근에는 고소장 접수가 잘못돼 원치 않는 수사 결과가 나왔다며 고소를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실장은 "민원실을 찾아 고소장을 접수할 때까지만 해도 만족하고 돌아갔다하더라도 나중에 수사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갑자기 돌변해 항의하는 경우도 많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민원실 만족도까지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온갖 불만이 모이는 통로에서 시민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는 것은 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이자 가장 큰 보람이다.
이 실장은 "교통범칙금 등 불만을 가지고 이 곳을 찾는 민원인이 대부분"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던 이들이 민원 상담을 마친 뒤에 웃으면서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근무 기피로 한직이 된지 오래지만 오늘도 경찰서 민원실 직원들은 '경찰의 첫인상'이라는 명예 하나로 시민들의 웃음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