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리즈의 핵심 포인트는 '안방 대결'이다. 어느 팀의 포수가 기를 올리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올해 포스트시즌(PS)의 성패도 마스크 싸움에서 결판이 났다.
LG는 KIA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포수 정상호의 빼어난 활약으로 기사회생했다. 1차전에서 불의의 패배를 안았지만 2차전에서 1-0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MVP는 8이닝 1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펼친 선발 류제국이었다. 그러나 정상호의 리드가 없었다면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를 호투였다.
정상호는 넥센과 준PO 1차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8안타를 내주며 불안했던 선발 헨리 소사를 다독이며 6이닝 무실점 투구를 이끌어냈다. 적장 염경엽 넥센 감독은 "역시 베테랑 포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다르다"면서 "정상호가 잘 이끌었기에 소사가 잘 던질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반면 넥센 포수 박동원은 경험에서 살짝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5회 김용의에게 2타점 2루타를 맞는 상황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염 감독은 "박동원이 유리한 카운트에서 아예 빠질 게 아니라 높은 공이나 낮은 바운드 볼을 유도했으면 했다"면서 "박동원도 공 1개를 뺐지만 스캇 맥그레거의 공이 몰리는 불운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2년 전 두 팀의 준PO 승부를 가른 선수도 포수였다. 바로 LG 최경철이 깜짝 활약을 펼치며 시리즈 MVP까지 올랐다. 당시 최경철은 1차전 3점 홈런 포함, 타율 5할3푼3리(15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NC는 당시 최경철이 마스크를 쓴 LG 배터리에 4경기에서 13점에 그쳤다.
이제 NC 안방마님 김태군이 설욕을 벼르고 있다. 김태군은 2년 전 최경철에 밀려 팀의 패배를 맛봐야 했다. 20일 PO 미디어데이에서 김태군은 먼저 LG 시절 후배였던 유강남에게 "강남이가 어릴 때부터 같이 운동을 했는데 좋은 경기하도록 안방 경쟁을 해보겠다"고 선전 포고했다.
이에 유강남도 "안방 경쟁에서 승부할 계획"이라면서 "우리 투수들의 퀵 모션이 좋아서 베이스에 공만 얹으면 아웃이 될 거라고 믿고 도루 저지를 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이어 "특히 박민우를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는 정상호와 유강남이 있지만 NC도 김태군과 또 한 명의 주전급 포수 용덕한이 있다. 과연 어느 안방마님들이 집안 살림을 잘 이끌어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