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 딸의 특혜 의혹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사태를 지켜 보면서 선교사가 세운 이화여대가 기독교 정신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근심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조혜진 기잡니다.
[기자]
이화여자대학교는 1886년 5월 미국 북감리교 여선교부의 선교사 '메리 스크랜튼' 여사가 서울 정동의 자택에서 한 명의 학생으로 수업을 개시한 것이 그 시작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로 어려운 이들을 위한 진료에 힘쓰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박에스더와 3.1운동에 앞장섰던 유관순 열사 등 기독교 여성 지도자들을 꾸준히 배출해냈습니다.
기독교정신에 입각해 여성지도자를 길러내는 것이 목표였던 이화여대는 어느 순간부터 기독교와는 상관이 없는 학교로 변질됐습니다.
스크랜턴 선교사가 감리교회 소속이었던 만큼 이화여대는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유관기관으로 운영돼 왔지만 1975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975년 사립학교 정관 개정안에 따라 이사장 선출 방식을 호선제로 바꿔 학교가 원하는 이사장을 선출하게 된 이화여대는 미선교부에서 학교재단을 넘겨받고 감리교단에서 파송하는 이사를 받아들이지 않게 됐습니다.
현재 법인이사회 구성을 보면 8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 중 목회자나 신학자, 교단관계자 등 교계와 관련된 인사는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전직관료와 그룹회장, 회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기독교정신을 구현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위' 학위 장사'란 비판을 받았던 미래라이프대학으로 인한 학내 갈등에 최순실씨 딸 특혜 의혹까지 이어지면서 학교가 상업주의에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는 현실은 기독교정신이란 설립자의 뜻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정선택, 채성수 영상편집/이승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