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요구했다고 살해까지…동거녀 암매장한 '인면수심' 형제

경찰에 붙잡힌 큰 형 이모(38)씨(사진=장나래 기자)
헤어지자고 했다는 이유로 동거녀를 살해한 뒤 암매장한 남성과 함께 시신을 유기한 친동생 등 30대 형제가 나란히 구속됐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20일 30대 동거녀를 살해한 뒤 암매장한 이 모(38) 씨와 암매장을 도운 동생(36) 등 2명을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012년 9월 음성군 대소면 A(36여) 씨의 원룸에서 A 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시신을 사흘 동안 원룸에 방치하다 냄새가 나자 범행을 들통날 것을 우려해 동생과 함께 2.2㎞ 가량 떨어진 어머니 밭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시신을 검정 봉지에 싸 노끈으로 결박한 뒤 시멘트로 덮어 1m 깊이의 땅속에 묻었다.

특히 암매장을 한 뒤부터는 주변에 A 씨가 사라졌다고 수소문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숨겨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살해된 A 씨는 12살 때 집을 나간 뒤 가족과도 연락이 잘 닿지 않아 실종 신고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와 A 씨는 2011년 이 씨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술집에서 함께 일해오다 A 씨 명의의 원룸에서 2012년 7월부터 2개월 가량 동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동거 두 달 만에 다른 남자가 생겼다고 이별을 통보해 우발적으로 때렸는데 숨졌다"고 진술했다.

이 씨의 동생도 형의 범행 사실을 들은 뒤 처음에는 강하게 자수를 권유했지만 결국 암매장에 가담했다고 자백했다.

이처럼 완전 범죄로 끝날 줄 알았던 이들의 범행은 2년 전 이 씨의 지인이 술자리에서 범행 사실을 얘기하는 것을 우연히 전해들은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사건 발생 4년 만에 세상에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18일 오전 이 씨의 어머니 밭에서 A 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이 씨 형제를 차례로 긴급체포했고, 이들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은 발견된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현장검증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과 사건 경위 등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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