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손 전 대표 탈당의 여파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손학규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 복귀를 하셔서 당과 함께 내년에 정권교체에 큰 역할 해주실 것으로 기대했는데 참으로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다만 정계복귀와 탈당이 동시에 이뤄진 점을 감안해 논평을 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공식 논평은 내지 않기로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당적 이탈은 아쉽다"며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당적을 굳이 이탈할 이유가 있었는지 (손 전 대표에게) 묻고 싶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반면 손 전 대표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온 국민의당은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와 탈당을 환영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손학규 전 대표의 정계복귀 선언을 환영한다. 야권 대통령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손 전 대표 정계복귀는 야권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당적을 이탈하였기에 열린 정당 국민의당과 함께 하자고 거듭 제안한다"고 밝혔다.
장정숙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학규 전 대표의 복귀는 답답한 기득권 정치에 절망한 국민들을 위한 신선한 가을바람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를 환영하며, 장관, 도지사, 의원을 지내며 항상 뛰어난 업적을 이룬 손 전 대표의 합리적인 정치를 기대한다"고 치켜세웠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낡은 제조업 경쟁력은 무너지고 내수는 침체되고 가계부채는 터질 날만 기다리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라며 "기존의 낡은 양당정치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아닌 절망만을 안겨드렸고 이제 국민들은 정권교체, 더 나아가 정치교체를 바라는 열망으로 불타오르고 있다"며 국민의당으로 합류를 거듭 요청했다.
손 전 대표의 탈당이 향후 대선판도 등 정치권에 미칠 영향을 두고는 민주당 내부에서는 ‘찻잔 속에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손 전 대표가 정계복귀의 명분으로 던진 '개헌'은 정치권에서는 일정부분 공감대가 형성됐을지 모르겠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소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손 전 대표의 탈당 이후 이른바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손 전 대표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나는 손학규 대표가 공천을 줘서 온 사람이고 손학규 대표 때문에 3선까지 했다. 내가 민주당에 남아서 무엇을 하겠나. 대표님 있는 곳으로 가야지"라며 탈당을 예고한 이찬열 의원 정도가 손 전 대표를 따라 민주당을 나갈 의원으로 꼽힌다.
익명을 원한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정계복구의 명분이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한 개헌인데, 당장 생활이 절박한 국민들에게 개헌 문제가 얼마나 절실하게 다가오겠냐"고 반문하며 "복귀명문으로 파장이 크지 않을 것 같고 한국정치를 출렁거릴 정도의 복귀선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초선의원 역시 "민생경제가 워낙 어렵기 때문에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고 내년 대선을 바라보는 지도자라면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개헌 논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이라며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여파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의원은 "당내에 손 전 대표와 함께 정치를 해온 의원들의 (입장도) 곤란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손 전 대표가 선택에 안타까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앞으로 어떤 형태의 정치적 프로세스를 (손 전 대표가) 거칠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판단을 유보해야 할 것 같다"며 "이것(손 전 대표의 탈당)이 어느 정도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킬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노무현 재단이 주최한 '사람사는세상' 영화제에서 손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뜻밖이고, 뭐라고 말씀드릴지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