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들은 북한인권결의안 문제를 거론하며 질의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새누리당 성일종 의원은 "2007년 노무현 정부 시절 인권결의안에 대해 벨라루스와 미얀마에 대해서는 찬성표를 던진 반면, 북한에는 기권표를 던졌다"며 "남북 관계의 특수성으로 기권 결정을 했다는 게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냐"고 지적했다.
김정재 의원도 "인권위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불참-기권-찬성-기권 등 입장이 오락가락했는데 북한에 사실상 결재를 받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반면 야당은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화력을 집중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북 인권 문제만 일관되게 질의하는데 그것만 중요한 게 아니다"며 "대한민국 인권과 민생이 위태롭다"고 반박했다.
백 의원은 우리 정부가 마이나 키아이 유엔 평화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으로부터 시위자들에 대한 물대포 사용 중지 촉구를 받은 사실을 지적하며 "유엔 사무총장이 우리나라 출신이고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국인 우리나라로선 창피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살수차 운영 관련 인권위에서 두 차례에 걸처 살수차를 시위 진압용으로 사용할 때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권고했는데 경찰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불수용했다"며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였다면 백남기 씨와 같은 사고를 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백남기씨 부검 영상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절묘한 판단으로 사실상 기각에 해당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가족의 동의를 받는 게 가족 인권을 보호하는 길이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처럼 국감장에서 여야의 정쟁이 연출되자 일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더민주 강병원 의원은 "오전 내내 여당 의원들이 인권위원장에게 송민순 회고록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송민순 회고록에 16일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참석한 걸로 돼 있다"고 오류를 지적하며 질의 시간을 모두 채우자 위원장인 정진석 원내대표가 "인권위원장이 (해당 내용을) 아실 지 모르겠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여야가 경쟁적인 질의를 이어가면서 정작 이성호 인권위원장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처지가 됐다.
다만 더민주 김한정 의원은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이 위안부 인권 보호에 충실했다고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인권위에 위안부 인권 신장을 위한 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새누리당 이양수 의원도 유엔 인권위 결정 사안을 번역해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