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한을 푼 클리블랜드, NBA 이어 MLB도 정복?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2016시즌 메이저리그 선수단 총 연봉에서 전체 30개 구단 중 23위에 머물렀다. ESPN의 전문가 31명 중 시즌 개막 전에 클리블랜드가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단 한명 뿐이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3경기만에 탈락시키더니 20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원정 5차전에서 3-0으로 승리, 시리즈를 4승1패로 마무리짓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클리블랜드의 올해 컨셉트는 예상 뒤엎기다.

지난 6월에 끝난 2015-2016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에서는 르브론 제임스가 활약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정규리그 역대 최고승률(73승9패)을 기록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4승3패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캐벌리어스는 1승3패에서 내리 3연승을 거둬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NBA 파이널 역사상 1승3패 열세에 놓인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었다.

클리블랜드 도시의 경사였다. 클리블랜드 지역 프로 구단이 우승한 것은 1964년 미국프로풋볼(NFL)을 제패한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이후 무려 52년만에 처음이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주축 선발투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전망이 밝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테리 프랑코나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 특히 파격적인 불펜 운영을 바탕으로 승부처가 올 때마다 우위를 점하며 차곡차곡 승리를 쌓았다.

특히 셋업맨 앤드류 밀러는 챔피언십시리즈 5경기에서 7⅔이닝동안 탈삼진 14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쳐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이로써 클리블랜드는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1948년 이후 67년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캐벌리어스에 이어 인디언스도 기적을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내에서 시민들과 함께 TV로 5차전을 지켜본 르브론 제임스는 "이제 월드시리즈다!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건네며 축제 분위기에 동참했다.

한 도시의 메이저리그 팀과 NBA 팀이 같은 해 정상에 오른 것은 1988년 LA 다저스와 LA 레이커스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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