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깬 철도파업 "파면 불사" VS "합법 파업"

<차경수 코레일 대변인>
-파업 주동자, 최고 파면
-300억 가량 피해액 발생
-성과연봉제, 줄세우기아냐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
-파업은 헌법보장된 기본권
-300억 피해액은 과대포장
-평가기준 없는데 일단 도입?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 (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차경수 (코레일 대변인),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노조 파업이 24일째입니다. 철도파업 역사상 최장기 파업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코레일 사측은 만약 오늘 밤 12시까지 파업에서 복귀하지 않으면 중징계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고요. 성과연봉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코레일 사태에 해법이 없을까요? 양측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먼저 코레일 측입니다. 차경수 대변인이 연결돼 있습니다. 차 대변인님?

◆ 차경수> 네. 안녕하세요.

◇ 변상욱> ‘오늘 밤 12시까지 파업을 끝내고 복귀하라’ 이렇게 얘기를 해 놓으셨고 중징계할 수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 지금도 직위해제자가 218명이라고 들었는데 본격 징계에 들어간다면 다 파면이라는 얘기입니까?

◆ 차경수> 먼저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고요. 지금까지 총 11차례 복귀 지시를 했지만 대부분 돌아오지 않고 있어 징계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징계위원회에서 결정하겠지만 2013년도 파업에 비춰볼 때 주동자들은 아마 최고 파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 변상욱> 다른 중징계나 다른 선택은 없다고 판단하시는 겁니까?

◆ 차경수> 네.

◇ 변상욱> 파업 피해는 얼마나 된다고 추산하십니까?

◆ 차경수> 현재까지는 약 300억 원 정도 직접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직접 피해라면 어떤 겁니까?

◆ 차경수> 열차운행을 못함으로 인해서 발생한 손실 등이 주요 내용이 되겠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다시 대화가 시작될 여지가 정말 없을까요? 다시 대화를 시작한다면 전제조건은 뭡니까?

◆ 차경수> 실무적인 대화는 계속 하고 있고요. 노조는 성과연봉제를 철회하거나 유보를 하고 대화를 하자는 건데요. 사실상 노조는 어떤 형태의 성과연봉제도 지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겁니다. 지금도 철도노조는 성과금을 균등분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120개 공공기관이 모두 성과연봉제를 도입했으니 노조에서 우려하고 있는 ‘줄세우기다, 쉬운 해고다’ 이런 우려들에 대해서 노사가 대화를 통해 그런 우려가 발생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자는 겁니다. 그동안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로 여러 차례 노사 간 협의를 했지만 노조는 성과연봉제 자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기 때문에 지금 실질적인 대화는 진전이 없습니다.

◇ 변상욱> 노조 말대로라면 성과연봉제가 ‘줄세우기식 경쟁, 쉬운 해고’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결국은 공공성이나 안전성이 훼손된다는 입장인데요, 여기에 대해서 코레일 측은 ‘절대 그럴 리 없다’라는 뜻은 아니고 ‘그럴 수 있으니 그러면 안전장치를 이것저것 마련하면 될 거 아니냐’ 이런 뜻인 겁니까?

◆ 차경수> 절대 그럴 수 없고요. ‘줄세우기 못한다는 것’ 그리고 ‘퇴출시킬 수 없다는 것’을 노조도 잘 압니다. 개인별로 평가를 하지 않는데 개인별 서열을 어떻게 정하겠습니까? 예를 들어서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역’ 이런 식으로 대규모 소속별로 평가를 합니다. 그러니까 서울역 직원 모두 같은 등급을 받는 거죠. 그래서 밉보인 직원을 낮게 평가해서 쉽게 해고한다는 노조의 주장은 정말 터무니없는 억지 주장이고요.

그리고 평가지표도 규정과 수칙을 잘 지켜서 안전관리 잘하고 서비스 잘하는 소속이 평가를 잘 받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병원에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더니 실적 올리려고 과잉진료를 하더라’ 이런 사례들을 들면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철도공사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 논리로는 전혀 맞지 않는 사례이고요. 그리고 노조에서 공공성과 안전성이 우려된다면 그런 것들이 강화될 수 있도록 노사가 같이 평가시스템을 만들자는 겁니다. 그런데 실질적인 대화는 거부하고 무조건 도입 철회만 주장하고 있어서 저희도 참 답답합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지금 KTX를 비롯해서 운행률이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 차경수> 오늘이 파업 24일째인데요. KTX는 평상시랑 동일하게 100% 운행하고 있고 일반열차는 60% 정도, 수도권 전철은 86%정도입니다. 전체적으로는 화물열차 포함해서는 83% 정도입니다.

◇ 변상욱> 사실 이용하는 시민들 또는 언론들도 걱정하는 것은 ‘이거 이러다가 안전사고가 계속 늘어나면 어떻게 하나?’ 이런 건데요. 지금 안전대책은 어떻습니까?

◆ 차경수> 소소한 장애는 나고 있고요. 불편을 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사고 내지 않으려고 경영진에서 얼마나 고심하겠습니까? 이 자리에서 많은 안전대책을 나열하지는 않겠지만 누구보다 안전이 절실한 게 저희 코레일입니다. 대체인력 교육을 더 철저히 하고 안전관리를 잘하겠습니다. 실제 2013년 파업 대비해서 사고나 장애 건수는 29% 정도 감소했습니다. 코레일의 모든 역량을 안전운행에 집중하겠습니다.

◇ 변상욱> 아무튼 파업이 길지 않아졌으면 하는 마음인데,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차경수> 감사합니다.

◇ 변상욱> 고맙습니다. 코레일의 차경수 대변인이었고요.

◇ 변상욱> 이번에는 철도노조 쪽을 연결해 들어보도록 하죠. 김영훈 위원장이 지금 연결돼 있습니다. 김 위원장님?

◆ 김영훈> 안녕하세요. 김영훈 위원장입니다.


◇ 변상욱> 오늘이 시한이라고 못을 박고 얘기하시는데 아무튼 오늘 복귀는 없습니까?

◆ 김영훈> 지금 복귀 시한이나 징계 이야기가 이번 파업이 불법이라는 전제 하에서 성립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파업이 정당하다는 사실은 1차적으로 중앙노동위원회를 통해서 법적 판단이 내려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정당한 파업에 대해서 복귀시한을 정하고 징계를 하다니요? 노동쟁의에 대해서 법적 판단을 하는 건 청와대나 정부가 아니고 중앙노동위원회입니다. 그리고 지난 국감에서 밝혀졌듯이 정부 스스로도 ‘이걸 불법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라고 하는데 무슨 ‘최종 복귀 시한, 최후통첩이다’ 이런 표현을 써가면서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네요.

◇ 변상욱> 그런데 코레일 측에서는 ‘감사기준시행세칙에 무단결근, 무단이탈이 있으면 중징계할 수 있다, 내부 규정이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 김영훈> 파업권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데요? 국민의 기본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적법한 법적 절차를 거쳐서 지금 파업이 들어갔는데 회사의 사규를 들어서 이걸 징계하겠다? 이건 헌법을 부정하는 쿠데타적 발상이죠.

◇ 변상욱> 알겠습니다. 영업손실이 몇 백억이 났다, 이런 얘기들 하고 또 안전사고 발생이나 운행률 하락 얘기를 하는데 이런 얘기 들으실 때는 어떤 느낌을 받으십니까?

◆ 김영훈> 일단 파업이 장기화돼서 국민들에게 정말 송구한 마음인데요. 본의 아니게 정부가 이것을 불법으로 밑도 끝도 없이 규정해 버리는 바람에 대화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시켜버렸습니다. 정부가 불법이라고 하는데 무슨 물밑이고 물위고 불법세력과 대화한다는 것도 사실은 웃기는 일이죠.

이번에 손해배상청구도 손실을 이야기하시던데 실제로 정당한 파업이 손해배상 청구대상이 아닌 사실을 우리가 따로 논의한다고 하더라도 저희들은 철저하게 지금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 받고 있거든요. 저희들이 무노동 무임금을 없애자고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대로 우리가 감내를 하는데 지금 급여일이 다음 주로 다가오는데 코레일에서는 급여통장을 일일이 집으로 특급우편으로 보냈어요. 그럴 수 없는데요. 이 말은 거의 깡통계좌나 이런 걸 가족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속셈입니다. 예컨대 지금 1만 명의 조합원들에게 200만 원씩만 무노동 무임금이 적용되어도 200억이란 말입니다. 코레일이 세이브 되는 금액이요.

그리고 지금 운행률을 얘기하셨는데 지금 주수입원인 KTX가 100% 운행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수도권 전동열차 같은 경우 지정좌석제가 아니기 때문에 배차 간격이 늘어났다고 수익이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공공성 때문에 운영하는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같은 경우에는 역설적으로 운행률이 떨어질수록 비용이 더 줄어드는 원가이하의 운임으로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 자체가 저희들은 이해가 안 갑니다.

◇ 변상욱> 지금 안전사고는 2013년 파업 때보다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이 말은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국민들은 안전을 많이 걱정합니다.

◆ 김영훈> 이게 코레일이 할 소리인지 제가 모르겠습니다. 지금 저희들이 철도안전법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는 것들을 어기고 무자격자들이 지금 무차별적으로 투입돼서 제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피가 마르거든요. 결국 얼마 전에 있었던 출근길 대란도 군인 기관사들이 사고를 친 건데요. 제가 보기에는 정말 단순한 건데 원인을 찾지 못해서 한 두 시간 정도 불통이 됐습니다.

◇ 변상욱> 지금 대변인이 강조했던 것 중에 하나가 ‘노조가 걱정하는 줄세우기식의 경쟁, 쉬운 해고로 이어지는 경쟁 체제가 안 생긴다. 개인평가가 없는데 흔한 말로 왜 찍힌 사람들을 골라내려는 의도라고 얘기를 하느냐?’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 김영훈> 참, 그거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게요. 연봉제라는 것 자체가 개별적 임금체계입니다. 지금 소속별로 평가를 한다고 얘기를 했는데 지금 소속별로 다 평가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따라서 또 소속별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코레일에서는 ‘개별평가를 하지 않는데 왜 걱정이냐?’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요. 개별평가시스템을 못 만들었다는 반증입니다.

개별평가시스템도 없고 평가기준도 만들지 않고 무작정 제도부터 도입하자고 하니까 저희들이 반대하는 거거든요. 제도가 제대로 되려면 평가시스템을 만든 후에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데 무작정 시간에 맞춰서 하다 보니까 개별평가시스템도 없고 결국 기존 평가 그대로 하는 거예요.

기존 평가를 그대로 하면서 줄세우기는 아니다? 이게 임금체계도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으면 평가기준도 마음대로 변경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 저희들의 합리적인 의심이거든요. 그리고 현 정부 들어서 가장 큰 문제가 인사 문제인데 공정한 인사가 될 것이라고 설득이 안 되는 겁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2009년 파업 이후에도 한 170명 파면, 해임됐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지금 이렇게 해서 중징계가 되고 파면 해임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면 어떻게 대응하시겠습니까?

◆ 김영훈> 저희들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파면, 해임 자체가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고요. 이미 법적으로도 정당하다는 것이 밝혀져 있는데 이걸 징계하겠다는 것 자체가 저는 도저히 납득이 안 됩니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 아까 코레일 대변인도 대화하자고 하는데 저를 파면시키면 누구랑 대화를 합니까?

◇ 변상욱>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영훈> 네, 감사합니다.

◇ 변상욱> 철도노조의 김영훈 위원장이었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