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19일 밤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NC 다이노스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구단은 많은 고민 끝에 의혹을 받고 있는 투수 이재학 선수를 이번 플레이오프(PO)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NC는 이재학 없이 21일부터 열리는 LG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PO를 치르게 됐다. 이재학은 올해 12승4패, 평균자책점(ERA) 4.58을 기록했다. 에릭 해커(13승3패)에 이어 팀 다승 2위의 선수가 빠지는 것이다. 이재학은 통산 LG를 상대로 8승3패 ERA 4.00으로 강했다.
여기에 NC는 1차전을 주포 에릭 테임즈 없이 치러야 한다. 테임즈는 음주 운전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정규리그 8경기와 PO 1차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재학을 안고 가는 데 대한 부담감이 컸다. NC는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수사와 관련한 논란을 야구 축제의 장으로 가져오는 것은 팬 여러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NC로서는 적잖은 전력 공백을 안고 결전에 나서야 한다. NC는 이미 시즌 중 지난해 10승 투수 이태양(23)이 승부 조작으로 징역형에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이재학까지 10승 이상 투수 2명이 이탈한 것이다.
▲삼성, 투수 3인방 공백에 5연패 무산
이는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 나섰던 삼성의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삼성도 두산과 결전을 앞두고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주축 투수들을 엔트리에서 빼야 하는 '읍참마속'의 결단을 내려야 했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임창용(현 KIA), 윤성환, 안지만을 KS 명단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당시 이들은 억대에 이르는 해외 도박 혐의로 경찰 내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들은 삼성 마운드의 핵심이었다. 윤성환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17승을 따냈고, 임창용은 구원왕(33세이브), 안지만은 홀드왕(37개)에 오른 불펜 에이스들이었다. 삼성으로는 그야말로 차 · 포를 뗀 상황이었다.
결국 삼성은 이들의 공백을 이기지 못하고 전인미답의 KS 5연패가 무산됐다. 1차전을 이겼지만 내리 4연패하며 두산에 왕좌를 내줘야 했다. 특히 투수력에서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그러나 투수 3인방이 빠진 삼성은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선수단 분위기가 처지면서 두산의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 기 싸움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도박 악재는 컸다. 두산은 실력과 함께 운까지 따르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실 NC의 전력 누수는 삼성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이태양은 이미 시즌 중에 이탈했고, 이재학은 올해 LG에 1승을 따냈으나 5이닝 5실점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삼성과 비슷할 수 있다. NC는 이태양, 이재학에 테임즈까지 올 시즌 내내 악재에 시달렸다.
완전체 전력에서는 NC가 LG보다 낫다. 올해 NC는 정규리그 2위였고, LG는 12.5경기 차 4위였다. 상대 전적에서도 NC는 LG에 9승1무6패로 앞섰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와 전력에서는 우위를 논하기 어렵다. LG는 KIA와 넥센을 잇따라 누르고 올라온 상승세에 있다.
일단 지난해 삼성은 악재를 이겨내지 못하고 시리즈를 내줬다. 과연 올해 NC는 어떤 결과를 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