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총 16정으로 경관 살해…경찰혐오 추정(종합)

강간 등 전과 9범에 전자발찌는 훼손, 시민 도움으로 검거

서울 강북구에서 사제총을 난사하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흉기와 사제총 십수정을 소지한 이 남성은 총격전 끝에 검거됐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숨졌다.

19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피의자 성모(46) 씨는 강북구 오패산 근처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나오던 이모(67) 씨에게 별안간 총을 발사했다.

해당 총기는 성씨가 집에서 가져온 사제 목제총으로 한쪽에 불을 붙이면 쇠구슬이 격발되는 구조다.

다행히 총알은 빗나갔고 놀란 이씨가 도망가자 성씨는 뒤따라가며 계속해서 총기를 난사했다.


그러다 지하철 수유역 근처에서 이씨를 붙잡아 둔기로 내리쳤다.

이때 주변에 있던 목격자들이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고, 성씨는 오던 길을 되돌아가 오패산터널 입구 위쪽 풀숲에 몸을 숨겼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성씨는 숨어서 허공에 총을 난사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북구 번동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한 19일 오후 과학수사 요원들이 사고 현장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총소리를 들은 경찰관들은 바로 엎드려 피했으나 이 과정에서 오후 7시 45분쯤 강북서 번동파출소 소속 김모(54) 경위가 왼쪽 어깨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그러던 중 주변에 있던 시민 2명이 뛰어들어 성씨를 제압했고 경찰관들이 합세해 검거했다.

현장에서는 흉기로 훼손돼 끊어진 전자발찌도 발견됐다.

성씨는 앞서 특수강간, 청소년강간 혐의 등으로 전과 9범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그는 범행에 사용한 총기 등 사제총 16정과 흉기 7정을 가방 등에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성씨가 이씨에게 총을 난사할 당시 주변을 지나던 행인 이모(71) 씨도 복부에 총을 맞았다.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정확한 사고경위와 범행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성씨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경찰의 살인누명 음모를 알고 있지만 생활고로 인해 경찰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며 경관 살해 계획을 밝혔다.

지난 11일에도 "2~3일 안에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있을 것"이라며 "부패친일 경찰을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가는 게 내 목적"이라고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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