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등에서 국가대표 턱걸이까지…최순실의 빗나간 모정

"실력없는 정유라" 이대 특혜입학·국가대표 선발 과정 의혹 투성이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개명 전 정유연)씨의 이화여대 특혜입학 논란으로 최경희 총장이 끝내 사퇴한 가운데, 고등학생이었던 정씨의 국가대표 선발과정에서의 잡음이 다시 눈길을 끈다.

지난 2013년 4월 상주에서 열린 춘계승마대회에 출전한 정유라(당시 고2)씨는 우승을 놓쳤고,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해 심판판정 논란으로 비화하면서 이례적으로 상주경찰서까지 수사에 나섰다.

이후 정부는 스포츠업계 비위척결이라는 명목으로 승마협회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했고,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체육국장과 진재수 체육장책과장은 청와대 의중에 맞지 않는 보고서를 올리면서 옷을 벗었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씨와 전 남편 정윤회씨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이후 유라씨가 국가대표에 선발되고 이대에 특례입학하는 데 유리한 방향으로 승마협회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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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는 19일 당시 승마협회 지역협회장으로 재직하다 최순실씨 측근이 작성한 '살생부'에 이름을 올려 끝내 옷을 벗은 승마협회 원로 A씨를 단독 인터뷰했다.

A씨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정유라씨의 마장마술 기술력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마장마술 선수들은 사실 많지 않아요. 말[馬]이 성적을 많이 좌우하는데 유연(개명 전 이름)이는 좋은 코치 밑에서 좋은 말로 많이 배우기는 했지만 국가대표까지 선발돼 메달을 따는 실력은 아니었어요."

2013년 승마협회는 난데없는 '살생부'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고, 이듬해 유라씨는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된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을 앞두고 유라씨가 여러가지 특혜를 받았다는 소문이 승마협회 안팎에서 빠르게 돌았다.

최순실씨 (사진=자료사진)
권력실세 최순실씨를 등에 업고 승마협회 내 실권을 장악한 박원오(66) 전임 전무가 심판진들을 자신의 인맥으로 구성했고, 결국 각종 대회에서 유라씨에게 유리한 판정을 거듭 내렸다는 게 승마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A씨는 "우리나라에도 권위있는 국제심판들이 있었는데 심판진에서 다 배제가 됐다"며 "박 전무가 배후에서 수틀리면 모두 뺐다"고 말했다.

또 "상주경찰서의 본보기식 경찰조사 이후 심판진들도 큰 부담감을 가지고 박 전무가 하자는 대로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전무는 2013년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몰아내기 위해 살생부를 만들어 문체부에 넘긴 장본인이다.

유라씨가 국가대표에 선발되기 전인 2013년 승마협회 중요 간부였던 B씨도 당시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기(박원오) 말을 잘 듣고 주는 밥을 잘 먹어야하는데 시키는대로 하지 않았다고 내게 사표를 내라는 압박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B씨는 유라씨가 우승을 놓친 상주 춘계승마대회에서 심판을 봐 경찰조사까지 받았다.

비선실세 최순실씨는 딸의 훈련장에서도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목격자들은 다른 학부모들과는 어울리지 않고 박원오 전 전무와 밀담을 자주 나누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A씨는 "박원오 전 전무가 최순실씨 옆에 딱 붙어있었다"며 "훈련장이나 시합장에서 둘이 소곤소곤 거렸고 제가 근처에 가면 딱 떨어지곤 했다"고 말했다.

B씨 역시 "유연이 엄마 옆에 박 전 전무가 꼭 붙어다녔다"며 "유연이 금메달이 어쩌고저쩌고 허풍을 떨었는데 당시는 그런가보다 했다"고 회상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측근인 승마협회 박원오 전 전무가 작성해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한 일명 '살생부'. 승마협회는 살생부 파문 이후 정유라씨에게 유리하게 심판진이 구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심판진 구성 등 승마협회 실권을 장악한 박 전 전무 등을 통해 최순실씨가 실력이 모자라는 딸을 위한 여러 특혜를 받았다는 얘기다.

또 박 대통령의 측근이 마사회 회장으로 부임한 이후 유라씨는 마사회 소속 선수만 사용할 수 있는 '201호 마방'에 수억원짜리 말 3마리를 입소시키는 등의 시합 전 컨디션 관리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실씨의 승마협회 압력 행사 논란과 관련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실체적 진실에 가까이 서 있는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다.

안 의원은 "정유라가 상주대회에 참가한 이후 이례적으로 경찰이 조사에 나서면서 심판진들이 크게 위축됐다"며 "인천아시안게임 선발전 당시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훨씬 높았음에도 유라가 뽑히면서 선발전 촬영 영상을 국제심판에 의뢰해 재판정 받자는 주장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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