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스크린도어가 시민생명 노린다…최저입찰제도가 원인

김포공항역 유일하게 전면 교체 대상, 비용 문제로 진행 못해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승객 한명이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이한형 기자)
19일 오전 사망사고가 난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의 스크린도어 관리가 엉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역사보다 고장이 8배나 잦았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교체를 차일피일 미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도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스크린도어 전면 교체 대상인데 조치 안해

19일 서울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지하철 5~8호선 157개 역사의 스크린도어 고장 등은 모두 1만 4744건으로 역사 평균 94건이었다.

같은 기간 5호선 김포공항역의 고장은 760건으로 전체 평균의 8배가 많았다.

5호선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의 고장이 잦은 이유는 2005년 12월 서울시에서 처음 시공된 스크린도어로 장비가 노후화해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김포공항역은 지난 6월에 진행된 스크린도어 전수조사에서 1~9호선 307개 역사 중 유일한 전면교체대상으로 결론난 상태다.

하지만 교체 비용 등의 이유로 교체 작업은 진행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는 이미 고장 신호를 보내왔다.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18일 오후 10시 17분쯤, 김포공항역 마천방향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가 갑자기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승강장 반대편 쪽이다.

당시 승객들에 따르면 스크린도어는 열차가 김포공항 역에 진입하기 전부터 열리기 시작해 열차가 역에 들어온 이후로도 계속해 열려있었다.

열차가 출발한 이후로도 스크린도어는 닫히지 않았고 오후 11시가 넘겨서야 복구됐다.

◇ 여전한 최저가입찰제도…안전보단 돈

앞서 5월 28일 발생한 2호선 구의역 사고는 최저가 입찰제도와 같은 무리한 경영효율화, 안전보단 효율을 우선시한 작업환경 등 안전업무 외주화로 큰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구의역 사고로부터 5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스크린도어장비의 대부분은 최저가입찰제도 방식으로 사업자가 선정되고 있었다.

지난 6월 27일 이루어진 '7호선 수락산 등 20역 승강장안전문(PSD) 전원공급장치 컨버터(DC-DC) 모듈 물품' 공개입찰은 최저가 낙찰제로 사업자가 선정됐다.

같은 날 이루어진 '승강장안전문설비(PSD) 산업용 니켈-수소(Ni-MH) 축전지 등 물품구매' 역시 최저가 낙찰제로 진행됐다.

최저가입찰 자료
이후 7월에도 승강장안전문설비(PSD) 모니터 물품 등이 최저가 낙찰제로 사업자를 지정했다.

이에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구간 별로 차이가 있어 일부 역사는 최저가 낙찰제로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도 "제안서를 받아서 사업자와 협상을 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보다는 효율을 중시하는 서울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안전 인식이 또다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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