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vs 이종현'
올해는 신인 3인방이 가세해 개막 전 설렘이 어느 때보다 크다. 울산 모비스가 1순위로 지명된 이종현이 신인 3인방을 대표하는 선수이자 선배들을 위협하는 대표 빅맨이라면 고양 오리온의 프로 3년차 포워드 이승현은 '선배'를 대표하는 빅맨이다.
둘은 고려대 선후배로 매우 가까운 사이다. 이종현은 이승현을 지칭해 "두목을 잡겠다"고 선언했다. 모비스 선배 양동근도 도왔다. "이종현이 두목을 잡겠다고 하니 함께 두목을 잡고 싶다"고 했다.
이승현도 지지 않았다. "왜 두목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내가 키는 작아도 제대로 한번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현의 도발과 이승현의 대응으로 KBL에 볼만한 선의의 라이벌 관계가 생겼다. 또 오리온과 모비스는 차기 시즌 정상을 다툴 후보 팀들이라 둘의 라이벌 관계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누가 6강을 못갈지가 궁금…오리온, KCC가 우승후보"
많은 감독들이 "이번 시즌에는 누가 6강을 가느냐보다 누가 6강을 못가느냐가 더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전력이 엇비슷해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어떤 팀들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갈 것 같냐는 질문이 나왔다. 10개 구단 감독들의 대답을 정리해보면 고양 오리온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을 포함해 총 6개 구단 감독이 오리온을 언급했다. 전주 KCC(4명), 울산 모비스, 안양 KGC인삼공사(각 2명) 순이었다.
▲인천 전자랜드를 주목하라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지난 2014-2015시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이제는 열심히 하는 팀에서 잘하는 팀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항상 열심히 하는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 어떤 성적을 받아도 예상보다 잘했다는 평가를 듣곤 했다. 유도훈 감독은 그런 이미지를 깨고 싶어했다. 서울 SK를 완파하고 원주 동부를 벼랑 끝으로 몰았던 2015년 전자랜드의 플레이오프 돌풍은 이렇게 시작됐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전자랜드의 출사표가 심상치 않다. 유도훈 감독은 이날 "전자랜드는 그동안 챔피언결정전에 한번도 못갔다. 감독으로서 무조건 챔피언결정전에 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시즌을 준비해왔다. 선수들이 그 부담을 안고 또 이겨내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전자랜드의 간판스타 정영삼은 "박찬희와 강상재가 가세해 든든하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포인트가드 박찬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미 비시즌 훈련을 통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자랜드가 과연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BL 베테랑들이 주목하는 외국인선수는?
비시즌 연습경기를 하면서 타팀 외국인선수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선수를 묻는 질문에 많은 선수들이 KCC의 에이스 안드레 에밋을 언급했다. KGC인삼공사의 양희종은 지난해 4강 플레이오프를 떠올리며 "영혼까지 털리는 경기를 했다"고 했고 SK 김선형, 전자랜드 정영삼 등 여러 선수들이 에밋을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았다.
그런데 삼성의 주희정, 동부의 김주성 등 KBL의 베테랑들이 나란히 모비스의 네이트 밀러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주희정은 "9개 구단과 다 연습경기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모비스의 밀러가 한국 농구에 가장 적응을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밀러가 테크닉이나 골밑으로 치고 들어가서 하는 플레이가 안정적이고 좋았다.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지만 모비스의 베테랑 양동근도 과감하게 팀 동료인 밀러의 이름을 언급했다. "개인 기량을 보면 에밋이 가장 좋다"면서 "나와 함지훈 등 국내 선수들 4명이 공을 더 많이 만지는 농구를 생각했을 때는 (주)희정이 형 얘기처럼 밀러가, 우리 팀 선수이긴 하지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밀러가 잘 적응하고 있고 기량도 만족스럽다"고 칭찬했다. KBL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 꼽은 선수라면 지켜볼 가치가 있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