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김진욱 신임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을 열어 프로야구 막내 구단의 변화를 알렸다. 김 감독은 지난 12일 팀을 떠난 조범현 감독에 이어 제2대 kt 사령탑에 올랐다.
김 감독에게도 kt 감독직 수락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2013년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견인하고 현장에서 물러난 김 감독은 최근까지 스카이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안에서 보는 것과 밖에서 보는 야구는 크게 달랐다. 다시 현장으로 복귀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부담감도 따랐다. 김 감독은 "야구 해설을 하면서 어떻게 이기느냐보다 야구를 어떻게 하느냐를 많이 느끼게 됐다"며 "2년간은 나 자신은 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정의했다. 이어 "가족들의 반응은 걱정과 기대감 반반으로 갈렸다"고 전하고 "하지만 주위에서 kt와 내가 잘 맞는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힘을 얻었다"는 말로 복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kt위즈 김준교 사장이 전해준 믹스커피 한 잔에 김 감독도 마음의 문을 연 것이다.
김 감독은 소문난 커피 마니아다. 그의 냉장고에는 항상 커피가 가득하다. 그래서 붙은 별명 역시 '커피 감독', '김 커피' 등이다. 그렇다고 모든 커피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쓴 커피는 싫어한다. 달달한 설탕과 프림이 있는 믹스커피를 가장 선호한다.
김 감독은 감독직 수락 배경을 설명하면서 "호텔에서 김준교 사장, 임종택 신임 단장과 감독직에 관한 얘기를 나눌 때였다. 한창 얘기를 하던 중 김 사장이 사라져서 '화장실을 다녀오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뒤 돌아온 김 사장의 손에는 믹스 커피를 한 잔 들고 왔다"며 "그 장면을 보고 같이 가야 할 사람들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소 의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커피 한 잔에 감독직을 수락할 수 있다는 것이냐는 의구심일 들 법도 하다. 하지만 김 감독이 받아든 믹스커피에는 설탕, 프림만이 아닌 여러 가지 의미가 섞여 있었다.
김 감독은 "호텔에서는 보통 원두커피가 있지 믹스커피를 판매하지 않는다. 내가 원두커피에 손도 안 대고 있자 김 사장이 직접 나가 호텔 직원들이 먹는 믹스커피를 구해와 가져다줬다"며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사소한 부분까지 챙기는 이런 모습이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준교 사장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노림수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