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페이스북 인공지능 되겠다"

저커버그 "아이언맨 개인비서 '자비스'와 같은 인공지능 개발"…올해 공개

(사진=아이언맨 갈무리)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 역을 맡았던 명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페이스북의 인공지능(AI)이 되겠다고 자청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매년 한 가지의 목표를 정하는데, 올해 초 "AI 기반의 인공지능 개인 비서(butler)를 만들어 집을 대신 관리하고 사용자의 업무를 돕도록 하겠다"며 "페이스북의 개인비서는 아이언맨의 '자비스(J.A.R.V.I.S)'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의 명칭은 '엠(M)'으로 저커버그는 이를 '집사(butler)'에 비유하며 비즈니스 업무용보다는 집을 관리하고 개인의 스케줄이나 다양한 개인업무를 돕는 형태가 될 것이라 공언해왔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누가 '자비스'의 목소리를 맡으면 좋을지 대중에게 물었고, 아놀드 슈워츠제네거, 모건 프리먼, 주디 덴치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이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은 아이언맨을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였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당장 하겠다"고 응답하면서 몇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자비스'의 목소리를 연기한 폴 베타니에게 대가를 지불할 것과 베타니가 받아야 할 금액을 마블 영화 데뷔를 앞둔 베네딕트 컴버배치(대표작 셜록)가 선택한 자선 재단에 기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직접 댓글을 달자 저커버그는 "이거 정말 되려나(This just got real)"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자비스'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로 거주지는 물론 가는 곳마다 동행하며 토니의 명령에 따라서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준다. 컴퓨터이지만 가상의 홀로그램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아이언맨 슈트와도 통합되는 웨어러블 인공지능 로봇이다. 심지어 다양한 기계장비를 활용해 아이언맨 슈트의 설계와 소재 가공·조립·도장까지 해내는 등 사실상 완벽에 가까운 핵심 소프트웨어다.

페이스북의 엠(M)은 지난해 8월 처음 공개됐다. 구글의 구글 나우(Google Now), 마이크로소프트(MS)의 왓슨(Watson)과 같은 인간의 자연 언어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 시스템과 흡사하다. 페이스북 메신저에 질문을 달면 '엠'(M)이 답변을 해주는 식이다.

페이스북 인공지능 개인비서 '엠(M)'
페이스북 메신저 사업 담당인 데이빗 마커스 부사장은 "페이스북 '엠'은 100% 기계학습에 의존하는 타사 인공지능 서비스와 달리, 페이스북의 독자적인 인공지능 기술과 인적자원이 결합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요구에 최대한 근접한 답변을 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엠'은 페이스북의 방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베이스와 인공지능 처리 알고리즘이 결합되지만, 인공지능의 기계적 오차와 같은 결함은 인적자원(M 트레이너)이 직접 답변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통합돼 최대한 질문자의 요구에 맞춘 답을 내놓는다.

현재는 북미와 일부 유럽지역에서만 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저커버그의 계획대로라면 올해 안에 정식 버전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자연어 처리 개인비서 '엠'을 활용해 우선 음식점 예약, 쇼핑정보, 여행정보 등을 제공할 예정이어서 메신저 기반의 비즈니스 툴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정보와 패턴을 분석해 인간의 지능적인 행동을 모방하는 기술로 사고, 학습, 자기계발을 스스로 하는 미래 컴퓨팅과 정보기술의 결합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은행경제연구소는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가 2015년 약 1270억 달러에서 2017년 약 1650억 달러로 연평균 14%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의 경우 인공지능 산업 규모가 2017년 6조 4천억 원 정도로, 세계 시장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삼성은 최근 미국의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비브랩스'를 인수했다. 비브랩스는 과거 시리를 개발한 개발자들이 주축이 돼 만든 회사다. 삼성은 인공지능 기술을 확보해 컴퓨터, 가전 등과 같은 사물인터넷(IoT)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도 구글 홈이나 아마존 에코와 같은 개인비서 스피커 '누구'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다만, 한국어 중심의 국내용 소비제품으로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글로벌 파트너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편, 페이스북은 최근 기술 향상을 위해 구글, MS, 아마존, IBM과 같은 인공지능 선두주자들과도 '인공지능 개발 동맹'을 맺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5대 글로벌 IT 기업들은 인공지능 연구를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인 '파트너십온에이아이(Partnership on AI)'를 결성하고, 인공지능의 사회 윤리적 문제 연구와 인공지능과 관련된 새로운 기술 개발해 이를 공유하게 된다. '시리'를 갖고 있는 애플은 이 동맹체에서 빠졌다.

다만,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편의성보다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학 교수는 "인공지능이 앞으로 인간보다 더 많은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면서 "인간보다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게 되고 단순히 (알파고처럼) 바둑뿐만이 아닌 모든 분야에서도 인간을 이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발전이 긍정적일 것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해 IT 기업들의 인공지능 개발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이미 지적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IT 전문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우리는 지금보다 더욱 나아져야 하며, 시스템(AI)을 사용할 사람들도 더욱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AI가 발전할수록 사회는 부유해지겠지만 '우리가 일하는 만큼 번다'는 생산과 분배의 관계는 약해질 것"이라고 말해 기계에게 일자리를 내주는 시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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