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8시 4분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인천행 열차가 출입문 표시등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의 출근길 발을 붙잡았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종로3가역에서 열차 출입문 개폐 표시등이 고장 나자 열차 안에 있던 승객들이 전동차 출입문을 열고 나왔고, 이후 열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홍모(73·여) 씨는 30분 째 종로3가역에서 충남 신창행 기차만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
홍 씨는 "전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뚜렷한 해명도 없이 열차가 멈춰버려 모든 계획이 어긋났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플랫폼 계단을 올라가던 대학생 이모(22) 씨 역시 "기다리가 학교에 늦어 결국 버스를 타려고 올라가고 있다"면서 "괜히 30분 동안 희망고문만 했다"고 말했다.
김모(55) 씨는 종로3가역 개찰구에서 한 시간째 지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 씨는 "오늘 모처럼 동호회 산악 일정이 잡혔는데 평소 남들보다 30분은 일찍 나오시는 분이 오지 않고 있어 깝깝하다"고 말했다.
고장 열차는 90여분간 지연된 뒤 오전 9시 37분부터 다시 운행됐다.
하지만 재개된 뒤에도 한동안 열차가 역에 5분가량 정차한 뒤 출발하는 등 서행운행이 반복됐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해당 사고 열차는 코레일 대체기관사가 운전했다. 이에 따라 복구가 지연된 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또,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사고가 난 종로3가역에는 고장열차를 추월할 수 있는 '추월구간'이 없어 열차를 밀어서 서울 구로기지까지 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했다.
고장 차량은 오전 10시 30분쯤 구로 차량 기지로 운반돼 코레일 측으로부터 정밀검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