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아빠가 되는 하이키 타타넨 씨는 집으로 배달된 베이비 박스를 열어본 후 아내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 "박스 안에 있는 아기용품을 보면서 '내가 정말 아빠가 되는 구나'라는 걸 실감했다. 아기를 키우는데 꼭 필요한 용품이 가득했다. 부모로서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좀 더 준비됐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
핀란드가 출산을 앞둔 가정에 베이비 박스를 지급하는 전통은 1937년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저소득 가정에만 혜택이 주어졌지만, 머잖아 임신 4개월 전 임산부 클리닉 등 병원에서 진찰받은 모든 임산부로 대상이 확대됐다.
베이비 박스를 도입한 후 핀란드의 영아 사망률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임산부가 베이비 박스를 지급 받으려 적극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다 보니 영아 사망률이 자연스럽게 떨어졌다"고 최근 인디펜던트에 밝혔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틑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에 "핀란드의 베이비 박스는 영아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스코트랜드도 내년 1월 1일 시범지역을 시작으로 여름에는 전국의 임산부에게 베이비 박스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임산부 가정의 수입과 사는 지역, 배경에 관계 없이 베이비 박스를 지급한다. 핀란드 사회보험공단( Kela) 대변인 올가 타라살라니엔은 "모든 아기는 평등하고, 동일한 선상에서 인생을 출발할 가치가 있다. 간혹 경제적으로 넉넉한 가족에게 베이비 박스를 지급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베이비 박스는 계층이나 재산과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