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매일 밤새서 과제냈는데 정유라보다 학점 낮다니요"

정 씨와 같은 수업 들은 이대생, 대자보로 교수에 사과 요구

(사진='이대총학' 페이스북)
"수많은 벗들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해 3학점을 따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씨의 딸 정유라(개명 전 유연·20) 씨가 이화여대에서 '특급 대우'를 받았다는 정황이 속속 공개되는 가운데 정 씨와 같은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교수에게 대자보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16일 이화여대 생활환경관 건물에 '정유라 씨와 같은 컬러플래닝과 디자인분반에 있던 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자신을 의류학과 16학번 학생이라 밝힌 그는 "이렇게 내가 직접 당하게 되니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컬러플래닝과 디자인은 그냥 단순히 강의를 듣고 보고서 제출을 하고 시험을 보는 단순한 수업이 아니"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학기 컬플 과제 때문에 수많은 밤을 샜다. 나뿐만이 아니라 컬플을 수강한 모든 학생들이 겪었던 고통이다"라며 "더 나은 결과물 제출을 위해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출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학생은 "이런 노력 끝에 얻은 학점을 정유라 씨는 어떻게 수업에 단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최소 B 이상을 가져갈 수 있냐"며 "어째서 매일 밤을 새고 충혈된 눈으로 과제를 마친 뒤 매주 수업에 나왔던 학우는 정 씨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야 하냐"고 일갈했다.

또, "나는 그 어디에서도 정 씨의 과제를 본 적이 없다"며 "나는 내 과제를 찾기 위해 과제함을 수없이 뒤졌던 학생이다. 단 한 번의 수업도 수강하지 않은 채 그 모든 과제를 도대체 어떻게 완성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교수님께서는 정 씨의 출석을 초기에 계속 부르셨다"며 "심지어 '혹시 체육과학부 정유라 아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기도 하셨고, '컬플 수강하고 싶은 애들도 많았는데 왜 수강신청 해놓고 안오는지 모르겠다', '자동 F에 이를 정도의 결석 횟수가 차서 얘는 F'라고 말씀하셨다"라고 회상했다.

학생은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이메일을 통해 정 씨에게 과제를 받았고, 학점을 부여했다는 뉴스를 믿을 수 없었다. 책임지고 사과하라. 진심으로 학생들에게 사과하라. 수많은 벗들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해 그 3학점을 따냈다"며 글을 맺었다.

학생이 대자보에서 지적했듯, 정유라 씨는 온라인 블로그를 베껴 허술하게 적은 리포트를 늦게 제출하고도 학점을 받았다. 담당 교수는 리포트에 맞춤법 첨삭 지도까지 해주는 등 정도를 지나친 친절한 답장을 보냈다. 이대 측은 내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그의 학점 이수를 인정해 '특별 대우'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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