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신드롬'- 가치와 올바름이 조롱받는 시대

트럼프 돌풍은 미국 대중의 피해의식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대중을 외면하고 자기 이익에만 몰두해온 위선적 엘리트 정치권을 향한 반작용을 자양분으로 삼으며 성장했다. 트럼프 신드롬은 대중의 감성적 분노와 은밀한 욕망을 일깨우고 자극하면서 매우 위험한 곳을 향하고 있다. '우리' 중 일부를 내쫓아 '그들'로 만듦으로써 허기진 마음을 채우려는 조급함은 올바름과 가치를 정면으로 거스른다.

'트럼프 신드롬: 가치와 올바름이 조롱받는 시대'는 트럼프 신드롬의 실체는 무엇인지,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추적하며 올바른 대안을 모색하려 한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 또 다른 트럼프 신드롬이 등장하지 않도록 조언하고 있다.

트럼프 신드롬은 미국을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 중 비주류인 이민자, 외국인, 소수 인종, 무슬림 등을 대상화한다. 그리고 그들을 쫓아냄으로써 주류 구성원들이 그동안 박탈당했던 권리를 되찾겠다는 위험한 논리를 안고 있다. 그 정치적인 표현이 도널드 트럼프가 내세우는 이민 정책이다.

한국계 미국 변호사인 저자 장준환은 사회 구성원 전체를 포괄하는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자신이 이민자로서, 그리고 이민법 케이스를 다룬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 이민 정책의 위험성을 비판하고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교도소 수감자를 교육하여 명문 사립대학 학위를 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깨달은 가치를 공유하고자 한다. 그것은 즉각적이고 감성적인 분노를 극복하고 이성적 성찰과 사회 전체의 미래에 유익한 실천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이것이야말로 트럼프 신드롬을 극복할 대안이다.


한국 사회는 미국이 겪는 문제의 초입에 있다. 오랜 경제 침체와 사회적 양극화, 서서히 증가하는 이민자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언제든 트럼프 신드롬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피해의식을 달래고 지금 당장의 이익을 위해 사회 구성원 중 일부를 공격하고 희생시키는 최악의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위험성을 일깨우는 게 이 책의 중요한 목적이다.

책 속으로

선거 결과가 어떻든지 이미 불행한 일이 벌어졌으며 이것을 극복하는 게 미국,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과제라 생각한다. 그것은 ‘트럼프 신드롬’이다. 문명사회에서 트럼프 같은 인물이 정치판에서 대중적 지지를 받는 토양이 형성되고, 대중의 적개심과 욕망이 적나라하게 표출되며, 인류가 피 흘려 이룩한 올바름과 가치가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되며, 심지어 그것이 정치적인 정당성을 갖는 이 끔찍한 현실이야말로 최고의 불행이다.-17쪽

트럼프는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기성 정치권의 유력 인사들은 트럼프의 성장을 눈치채지 못했다. 트럼프를 자기 세계의 잠재적 경쟁자가 아니라 동떨어진 곳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웃기고 이상한 존재로 치부했다. 그러다 턱밑까지 추격을 당하고 결국에는 정치적 운명까지 위협받게 되었다. 트럼프는 허경영 같은 인물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를 웃기고 비현실적인 존재로 치부한 사람들은 자신이 바로 그런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트럼프 신드롬을 우습게 여긴 대가는 그렇게 비싸고 가혹했다.-58~59쪽

국가와 그 구성원에게 큰 피해를 입힌 범죄자를 1년에 4만 달러 이상의 돈을 세금에서 충당하여 감옥에 가두는 것도 모자라, 1년 학비가 4만 달러가 넘는 사립대학의 교육을 사실상 공짜로 받게 해준다는 것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또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큰 박탈감을 줄 수 있다. (……)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 따라 이성적으로 통계 수치와 데이터를 놓고 PEP를 보면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교도소 수감자의 재범률을 낮춤으로써 잠재적 범죄 피해자 수를 줄이고 수감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측면에서 PEP는 장기적 유익이 있다.- 116~117쪽

장준환 지음 | 한스컨텐츠 | 236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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