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고희진이 꼽은 롤 모델, 역시나 신치용

삼성화재서 사제로 V-리그 제패, 이제는 단장-코치로 제2의 출발

삼성화재 '원클럽맨' 고희진은 현역 은퇴 후 친정팀에서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의 코치 변신에는 '영원한 스승' 신치용 단장의 든든한 조언이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저 사람 대단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신치용 단장님 같은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코트 안에서 영원히 포효할 것 만 같던 고희진이 결국 은퇴했다. V-리그 삼성화재는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고희진의 현역 은퇴와 함께 코치 선임 소식을 공식화했다. 지난 시즌 도중 크게 다쳤던 발목이 결국 고희진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사실 고희진의 현역 은퇴는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정사실화됐던 부분이다. 2010~2011시즌부터 주장을 맡아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고희진이었지만 삼성화재는 새 시즌을 앞두고 홈 경기장과 각종 홍보물에 사용될 그의 프로필 사진을 찍지 않았다. 계속되는 부상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삼성화재는 2003년 입단 후 이적 없이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고희진을 코치로 선임했다. 특히 올 시즌 센터 구인난에 시달리는 삼성화재라는 점에서 하경민과 김규민, 손태훈 등을 지도해야 하는 고희진 코치의 책임은 더욱 막중해졌다.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 시작을 앞두고 유니폼이 아닌 코치 복장으로 몸을 푸는 후배들을 지켜보는 고희진 코치의 모습은 아직 어색했다. 선수가 아닌 코치로 역할은 바뀌었지만 경기 중 박수치고 소리치며 격려하는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2세트가 끝난 뒤 구단이 마련한 은퇴식에 세 자녀와, 아내와 함께 코트에 나선 고희진 코치는 신치용 단장에 감사패를 받았다. 과거 감독과 선수로 함께 삼성화재의 영광을 함께 했던 둘은 이제 단장과 코치로 일선에서 물러나 후배들의 영광을 도와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부상이 조금 아쉽지만 가진 능력을 발휘해서 후회 없이 뛰었다”는 고희진은 “의지로는 해낼 수 있는데 부상 부위가 더는 힘들다는 판단을 했다. 의지만으로 안 되는 부위(발목)라 힘든 결정을 했다”고 자신의 은퇴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은퇴 이후의 진로를 많이 고민했다. 선후배, 선생님들 의견 많이 들으면서 내 나름 준비했다”는 그는 “최대한 가진 걸 지도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코치 변신의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로서 최고의 위치까지 맛본 고희진 코치는 새로운 역할에서 또 한 번 최고가 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선수로 하는 것과 지도하는 것 많이 다르다. 지도 방법을 더 연구하고 해야 할 것 같다”는 고희진이 꼽은 자신의 롤 모델은 역시 신치용 단장이었다.

“한 팀에서 오랫동안 지도 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많은 배구인에게 ‘저 사람 대단하다’는 말을 듣고 지도자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그는 “사실 코치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것도 ‘의지를 갖고 도전하라는’ 신 단장님의 조언이 컸다. 많이 도와주겠다는 약속도 하셨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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