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는 16일 "북한이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스커드 미사일이나 노동 미사일은 장소를 바꿔가며 발사해 왔지만, 이번 발사 이전에 쏘아 올린 6발의 무수단미사일은 모두 중거리미사일 기지가 있는 원산 일대에서 동해를 향해 발사됐다.
이 관계자는 "원산 지역을 벗어나 무수단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인데, 장소를 바꿔가며 발사 시 작전성 등을 점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무수단미사일을 이동식발사대(TEL)에 실어 방현 비행장으로 옮긴 뒤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무수단미사일을 위한 TEL을 30여 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TEL에 실어 은밀하게 이동한 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발사하면 발사 조짐이 있을 시 이를 선제타격한다는 우리 군의 '킬체인'을 무력화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달 5일 황해북도 황주에서 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에는 고속도로 위에서 발사를 진행하더니 이번엔 발사지로 공항을 선택한 것이다.
북한이 예상 밖의 장소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발사 동향을 사전에 감지하고 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현 비행장은 군사시설이어서 한미 군 당국은 평소 이 곳을 면밀하게 감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번에 방현 비행장을 발사지로 택한 것은 무수단미사일을 고각 발사해 남한을 타격할 수 있을지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방현 비행장은 평양에서 북쪽으로 100㎞ 이상 떨어진 곳으로 그간 무수단미사일이 발사됐던 원산 일대보다 상당히 북쪽이다. 발사지를 원산보다 북쪽으로 옮기면 그만큼 타격 가능지점도 북쪽으로 당겨진다.
북한이 지난 6월 22일 고각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은 최대 높이 1천413.6㎞를 솟구쳐 400㎞를 날아갔다. 방현 비행장에서 직선거리로 400㎞면 평택 미군기지 인근이다.
무수단미사일은 사거리 3천500㎞로 괌의 미군기지를 노린 무기지만 발사 각도를 높여 사거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방현 비행장에서 쏜다면 이론적으로 평택 미군기지부터 부산까지 마음먹은 대로 타격할 수 있는 셈이다.
고각 발사된 무수단미사일은 현재 수도권 방어용으로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로는 막을 수 없고, 설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다 해도 요격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의도는 명확히 파악하기 힘들지만 여러 가능성에 면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