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온라인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된 지난 13일 오후 8시부터 전날까지 밥 딜런의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문학세계사)이 294권 판매됐다. 수상 전 1개월 동안 단 1권 팔린 데 비하면 판매량이 200배 이상 늘며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올랐다.
본격 문학작품은 아니지만 다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대표작과 비교해도 판매량에 큰 차이가 없다. 2010년 이후 수상자 발표일부터 3일간 '바람만이 아는 대답'보다 더 많이 판매된 수상 작가의 책은 2013년 앨리스 먼로의 '행복한 그림자의 춤'(522권), 이듬해 파트릭 모디아노의 '그토록 순수한 녀석들'(451권) 등 2권 뿐이었다.
밥 딜런이 쓴 노랫말의 문학적 면모를 소개한 책 '음유시인 밥 딜런'(한걸음더)도 사흘 동안 70권이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교보문고에서도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 수상 발표 직후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300권 판매됐다. 2005년 국내 출간 이후 10여 년 동안 200권 남짓이던 판매량을 사흘 만에 넘어섰다. 책을 펴낸 문학세계사는 수상 발표 이튿날인 14일 아침 1만부 추가 인쇄에 들어갔다.
'본업'에 해당하는 음반 판매량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밥 딜런의 음반은 수상 전 한달 동안 6장, 수상 이후 사흘간 211장 판매고를 기록했다.
앨범별로는 대표작 44곡을 수록한 '디 얼티밋 밥 딜런 컬렉션: 더 리얼…밥 딜런'이 82장으로 가장 많이 팔렸고 대표곡 '블로잉 인 더 윈드'가 수록된 1963년작 '더 프리휠링 밥 딜런'이 54장으로 뒤를 이었다. 두 앨범은 나란히 팝 음반 베스트셀러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인기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밥 딜런을 다시 찾는 40∼50대가 주도하고 있다.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 구매자는 40대가 34.7%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2.7%, 50대가 20.8%였다. 음반 구매자는 50대가 31.3%, 40대 25.6%, 30대 16.9%로 분석됐다.
김병희 예스24 도서사업본부장은 "밥 딜런은 수많은 명곡으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어 자서전만으로도 이례적인 기록이 나오고 있다"며 "책과 음반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