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 변신’ 한수지, ‘배구천재’의 가능성을 보다

세터로 출발해 센터·라이트 이어 레프트까지 변신

국가대표 세터 출신 한수지는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센터와 라이트로 변신에 이어 정규리그 개막전에서는 레프트로 출전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아마 오늘 한수지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배구천재’의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믿습니다.”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1라운드를 앞두고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내심 기대에 찬 목소리로 베테랑 선수 한수지의 ‘변신’을 강조했다.

세터로 활약했던 한수지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미 센터 포지션과 라이트 공격수로 변신이 예고됐다.


이미 이재은이 세터 포지션에서 제 몫을 해주는 데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교 최대어’ 지민경을 영입한 KGC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알레나 버그스마의 합류까지 어느 정도 선수 구성의 틀은 맞췄다. 한수지와 함께 센터로 뛰던 장영은도 레프트로 포지션을 바꿔 새 시즌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 서남원 감독의 구상이었다.

최근 두 시즌 연속 V-리그 여자부 최하위에 그친 KGC인삼공사의 과감한 도전은 지난 한국배구연맹(KOVO)컵 준우승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서남원 감독은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한수지의 레프트 변신이다.

새 시즌 개막전에서 레프트로 변신한 한수지는 상대 서브 리시브를 거의 전담했고, 외국인 선수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득점까지 책임졌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서남원 감독은 “한수지가 라이트나 센터를 해봤는데 오늘은 레프트로 나간다”면서 “워낙 못하는 게 없는 선수라 서브 리시브만 버텨 준다면 좋은 조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인도 (새로운 시도를) 재미있어한다”고 소개했다. 낯선 포지션이지만 이미 연습을 통해 합격점을 받은 만큼 실전 테스트가 중요했다.

이날 경기에서 KGC인삼공사는 세트 스코어 0-3(22-25 24-26 23-25)으로 패했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실망보다 기대를 높였다. 지난 두 시즌 보여줬던 경기력과는 분명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 중심에는 레프트로 성공적인 변신을 꿈꾸는 한수지가 있었다.

한수지는 이날 경기에서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0득점으로 알레나(29득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득점을 기록했다. 알레나가 51.92%의 높은 공격 점유율을 기록한 가운데 한수지는 13.46%로 신인 지민경(11.54%)과 뒤를 받쳤다. 리시브도 팀 전체 기록(69개)의 절반에 가까운 33개를 책임졌다.

경기 후 서남원 감독은 “연습보다는 흔들렸지만 뒤로 갈수록 잘 버텼다. 수지가 잘 버티니까 상대가 나중에 타겟을 바꿔 (지)민경이에 때렸다”면서 “오늘의 시스템이 미완성이지만 충분히 더 탄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기대할 만하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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