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 박기원 감독, 그도 어쩔 수 없는 복귀전 부담

2010년 LIG 시절 이후 6년 만의 프로 승리

올 시즌 대한항공의 지휘봉을 잡고 6년 만에 V-리그로 돌아온 박기원 감독은 새 시즌 첫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마쳤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V-리그 최고령 지도자다. 지난 2010년 LIG손해보험을 끝으로 프로 감독에서 물러나 국가대표팀을 맡아 이끌었던 만큼 올 시즌은 박 감독에게는 오랜만에 경험하는 치열한 프로 무대의 긴장감이다.


국내외에서 오랜 지도자 경력을 가진 그였지만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코트는 언제나 긴장되는 무대였다. 특히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새 시즌 1라운드 첫 경기는 박기원 감독에게 더욱 떨리는 경기였다. 앞서 한국배구연맹(KOVO)컵을 통해 가볍게 맛을 봤지만 6개월 장기 레이스를 이끌어야 하는 만큼 그 어떤 경기보다 중요한 출발이었다.

경기 전 만난 박기원 감독은 “솔직히 긴장이 많이 된다. 우승 후보라고 하니까 더 긴장이 된다”면서 “그래도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한다. 감독이 흔들리면 선수들도 흔들린다”고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KOVO컵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의 대한항공이었지만 정규 리그 개막 후 첫 경기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김학민(19득점)과 가스파리니(17득점), 곽승석(15득점)의 균형과 함께 높이의 우위를 앞세워 예상보다 쉽게 세트 스코어 3-1의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가 끝난 뒤 밝은 표정으로 만난 박 감독은 “대표팀이나 프로팀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6년 만에 돌아와 치르는 첫 경기라 생각보다 더 힘이 들었다. 꼭 이겨야 했던 경기라는 점도 부담이었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우리 팀은 항상 첫 세트가 문제였다. 그래도 오늘은 무난하게 넘겨줘서 조금은 쉽게 풀렸다.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승리 비결을 꼽은 박 감독은 “그동안 정해진 공격 루트 외에 두 개 정도를 더 만들었는데 한선수가 타이밍에 맞게 잘 해줬다. 그러다 보니 상대가 혼란스러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누구 한 명 특별한 활약 대신 출전 선수 대부분의 고른 활약으로 승리한 박기원 감독은 “같은 팀과 6번을 싸워야 하는데 철저하게 분석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배구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차별화가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상대가 어려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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