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1라운드에서 1-3(21-25 20-25 25-20 21-25)로 패했다.
올 시즌 삼성화재의 약점은 분명하다. 지태환의 입대와 자유계약선수(FA)자격을 얻은 이선규(KB손해보험)의 이적, 그리고 고희진의 은퇴까지 우수한 센터 자원을 동시에 잃은 탓에 ‘높이’가 눈에 띄는 약점이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김규민을 영입했고, 자유계약선수로 사실상 은퇴했던 하경민까지 데려왔다.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포지션을 바꾼 경험이 있는 최귀엽이 새로운 센터 포지션에서 경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최악에는 김명진과 오는 11월 말에나 팀에 합류할 박철우도 센터 포지션에 투입할 계획이다.
임도헌 감독은 ‘우승후보’ 대한항공을 상대하는 홈 개막전에 최귀엽과 김규민 카드를 꺼냈다. 지병으로 코트를 떠났던 하경민은 아직 코트에 나설 준비가 되지 않았고, ‘프로 2년차’ 손태훈은 아직 경기를 읽는 눈이 부족하다는 것이 임도헌 감독의 평가다.
결국 부상에서 회복한 김규민과 함께 최귀엽이 선발로 코트에 나섰지만 이날의 승패는 역시나 ‘높이’ 싸움에서 갈렸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타이스가 양 팀 최다 28득점, 김명진도 12득점하며 제 몫을 했지만 블로킹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유독 블로킹에 희비가 엇갈렸다. 서브와 공격, 그리고 블로킹에 집중하겠다던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비록 범실은 많았지만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보다 높은 공격 성공률(49.02%-42.99%)과 더 많은 블로킹(15-11)으로 귀중한 새 시즌 첫 경기를 적지에서 잡았다.
대한항공이 첫 세트부터 4개의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저지한 가운데 삼성화재는 1개에 그쳤다. 최귀엽-김규민은 상대 공격을 저지하기보다는 공격에서 빛을 발했다. 2세트 역시 대한항공이 6-4로 블로킹에서 앞섰다.
이날 경기에서 유일하게 삼성화재가 따낸 3세트는 앞서 맹위를 떨친 대한항공의 블로킹이 1개에 그치며 잠시 쉬어가는 시점이었다. 3개의 블로킹을 잡은 삼성화재는 패배 위기에서 극적으로 숨을 돌렸다. 대한항공은 4세트에 다시 4개의 블로킹을 잡으며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화재는 경기 막판 3개를 추가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를 더 좁히기까지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블로킹은 삼성화재의 류윤식(6개)의 차지였다. 하지만 김학민(19득점)과 곽승석(15득점), 김형우(8득점)가 나란히 3개씩 블로킹을 잡고 한선수와 최석기도 2개씩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