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 다음 날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나설 넥센, LG의 선발 투수를 공개했다. 우완 사이드암 신재영과 좌완 외인 허프다.
두 팀이 1승1패로 맞선 가운데 5전3승제 시리즈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일전이다. LG는 1차전에서 7-0 완승을 거뒀으나 2차전에서 넥센이 5-1 승리로 반격했다. 3차전 승리팀은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시리즈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선발 카드에서 LG가 다소 우위에 있는 형국이다. 정규리그 성적은 신재영이 앞선다. 올해 신재영은 15승 7패 평균자책점(ERA) 3.90으로 사실상 신인왕을 확정했다. 허프는 7승2패 ERA 3.13이었다.
허프는 올해 넥센과 2경기에서 1승 무패 ERA 5.14를 기록했다. 그러나 잠실에서는 8경기 4승1패 ERA 1.96의 강세를 보였다. 또 10일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7이닝 2자책(4실점)의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수비 실책에 패전을 안았지만 구위는 절정이었다는 평가다.
이렇게 본다면 신재영은 허프에 비해 다소 밀리는 카드다. 더군다나 신재영은 가을야구 경험이 처음이다. 특히 사이드암 투수는 좌타자에 약하다는 속설처럼 LG 왼손 타자들에 약점을 보였다. 상대 타율을 보면 김용의(6할), 서상우(5할), 오지환(4할5푼5리) 등이 강했다.
▲신정락, 2년 전 밴 헤켄에 깜짝 판정승
이런 상황은 공교롭게도 2년 전 두 팀의 PO 때와 비슷하다. 당시 2차전 선발 맞대결 카드인 LG 신정락과 넥센 앤디 밴 헤켄이다.
당시 20승 투수였던 밴 헤켄이 정규리그 1승3패에 그쳤던 신정락보다 우위에 있었다. 2010년 전체 1순위로 LG에 지명된 신정락은 2013년 9승(5패)을 거뒀지만 당시 밴 헤켄과 차이는 올해 신재영, 허프보다 훨씬 더 컸던 게 사실이다.
당시 LG는 PO 1차전에서 패배를 안고 몰린 상황이었다. NC와 준PO를 치르고 올라와 투수력을 소모한 까닭에 2차전 선발이 마땅치 않았다. 상대 선발이 밴 헤켄이었음을 감안하면 큰 기대없이 내민 카드였다.
올해 준PO도 비슷하다. 비록 팀이 바뀌었지만 넥센에게 신재영은 못 해도 본전, 잘하면 감사한 카드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차전 뒤 "신재영이 3차전에서 잘해주면 고마운 거고 편하게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상대 성적과 올해 PS가 처음인 신재영의 경험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유한준(현 케이티)에 7회 맞은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신정락은 7⅓이닝 10탈삼진 4피안타 3실점(2자책)을 기록한 밴 헤켄과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LG의 9-2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신재영과 신정락은 같은 사이드암 투수에 맞대결 상대는 정상급 좌완 외인이었다. 당시 신정락도 27살로 신재영과 같은 나이였다. 넥센은 1, 2차전에서 1승1패를 거뒀지만 사실상 LG에 비해 불리한 상황인 것도 2년 전 LG와 비슷하다.
과연 신재영이 2년 전 신정락처럼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준PO 3차전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