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통장은 늘 '텅장'일까"…고용노동부의 '도발'

직장인 소비 문화 풍자 게시물에 누리꾼 비난 봇물…삭제·사과 '해프닝'

(사진=고용노동부 트위터 화면 캡처)
고용노동부가 직장인의 소비 문화를 풍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누리꾼의 비난을 받고 삭제 후 사과까지 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고용노동부 측은 13일 공식 트위터에 '왜 내 통장은 늘 '텅장(텅 빈 통장)'인 걸까? 내 월급을 사라지게 한 범인을 찾아라!"라는 글과 함께 팝아트 형식의 네 컷 만화를 공개했다.

직장인이 주로 돈을 쓰는 요소에 대해 '범인'이라 칭한 이 만화에는 커피, 택시, 세일, 덕질을 차례로 소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커피'란에는 "직장인이라면 밥 먹고 커피는 필수. 아무리 돈이 없어도 커피는 꼭 마신다"라는 문구와 함께 한 여성이 커피잔을 입에 대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여성은 "뭔가 나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직장인 같음"이라고 말하고 있어, 자칫 성차별 문제로도 불거질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해보인다.

'택시' 항목에는 눈물을 흘리는 남성이 "오늘도 지각하면 나는 죽음. 텅장이고 뭐고 일단 타자"는 글귀 옆에 새겨져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트위터 화면 캡처)
'세일'에는 "매달 돌아오는 세일이자만 이 때가 아니면 싸게 못 살 것 같은 느낌적이 느낌"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이 그림 옆에는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한 여성이 높은 굽의 구두를 한 손에 올린 채 감탄하듯 바라보는 장면이 포함됐다.

'덕질'에는 "어덕행덕…. 어차피 덕질할 거 행복하게 덕질하자. 행복하게 덕질하자"라는 문구가 적혔다.

우측엔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남성이 꼬깔모자를 착용한 채 선물 포장을 열어보고 있다.

그러나 구독자들은 "일반화의 오류다", "직장인들이 전부 저렇게 행동해서 돈을 못 모은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은 거냐", "커피를 사치로 여기다니", "노동법 단속은 뒷전이고 낭비 조심하라는 만화나 그리다니"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의 비난을 의식한 듯, 고용노동부 측은 14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통장'이 '텅장'이 되는 이유를 다룬 콘텐츠에 대서 많은 분들이 불편함을 느끼신 것 같아 죄송하다"며 삭제 방침을 알렸다.

이 게시물에서 고용노동부 담당자는 "국민의 입장을 살피는 정부기관으로서 좀 더 깊게 생각했어야 한다"며 "더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릴까 우려돼 게시글을 삭제했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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