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참사 관광버스, 추월 중 사고"…운전기사 음주·무면허 전력

경찰 "운전자 과실 염두…타이어 파열 여부 집중 수사"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관광버스 화재 참사는 버스 운전기사가 앞차를 추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사고원인을 두고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운전자는 "타이어가 터져 사고가 났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반면 일부 생존 승객들은 "타이어 파열을 느끼지 못했다"는 진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운전기사의 음주·무면허운전 전력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기사 채용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빚어질 전망이다.

◇ "앞차 추월하던 과정에서 사고"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관광버스 화재사고를 수사 중인 울산 울주경찰서는 14일 중간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운전자가 추월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기사 이모(49)씨가 운전하던 관광버스는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2차로에서 1차로로 옮긴 뒤 다시 2차로로 돌아왔다.

지난 13일 오후 10시11분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에서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불이나 10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사진=울산시소방본부 제공)
이 과정에서 버스가 콘크리트 분리대를 들이받았고, 60m를 더 달리다 또다시 분리대와 충돌했다.

분리대를 잇따라 들이받은 뒤 가까스로 멈춰선 버스는 약 5초 만에 불길에 휩싸였다.

경찰은 추월 과정에서 운전자 부주의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사고 원인 두고 엇갈린 진술…경찰 집중조사

사고 직후 운전기사 이씨는 "타이어가 파열되면서 분리대를 들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주장하는 사고 과정은 이렇다.

이씨는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2차로에서 1차로로 옮겼는데 그 순간 오른쪽 앞 타이어가 터졌다.

버스는 순식간에 오른쪽으로 쏠렸고, 통제불능 상태의 버스는 그대로 콘크리트 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씨의 주장대로 타이어 파열로 사고가 났다면 이씨는 운전 부주의나 무리한 끼어들기 등 운전자 과실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워진다.

반면 일부 생존 승객은 이씨와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


한 승객은 "사고 당시 타이어가 터지는 느낌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씨의 과실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 차량을 보내 타이어를 정밀감식하기로 했다.

◇ 운전기사 과거 음주·무면허 전력 드러나

운전기사 이씨는 무면허·음주운전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의 범죄 전력을 확인한 결과 지난 1988년부터 현재까지 도로교통법 위반 9건과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3건 등 12건의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이씨가 버스를 운행했던 6년 동안 몇 건의 위반 전력이 있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10시11분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에서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불이나 10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사진=반웅규 기자)
이씨의 처벌 전력이 드러난 만큼 경찰은 관광버스 회사의 기사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만일 기사 채용 과정에 문제가 드러난다면 해당 회사는 사회적 비난과 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고 발생 직후 일각에서 음주운전 의혹이 제기됐지만 측정 결과 술을 마시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 당일 이씨가 감기약 등을 복용했는지 조사하는 한편 마약 투약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사고 당시 왜 비상등을 켜고 운행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하고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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