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가 마무리 투수?…다저스 초강수 제대로 적중

다저스, 워싱턴 꺾고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14일(한국 시간) 챔피언십시리즈(CS) 진출권을 놓고 맞붙은 LA 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 다저스가 4-3으로 앞선 9회말 워싱턴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됐다.

마운드에는 다저스의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이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7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부터 공을 던지기 시작한 잰슨은 힘이 많이 빠진듯 보였다.

그리고 중계카메라에는 보기 드문 장면이 포착됐다. 바로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인 클레이튼 커쇼가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지난 12일 선발로 6⅔이닝을 소화하면서 110개의 공을 던진 그 커쇼였다. 중계진 역시 믿을 수 없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5차전에 커쇼의 등판은 없다"고 못 박았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 하더라도 하루 휴식 이후 등판은 큰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선발로 100구 이상을 던진 투수가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경기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은 로버츠 감독에게 제대로 속았다. 커쇼의 등판이 실현됐기 때문이다. 1사 후 잰슨이 브라이스 하퍼와 제이슨 워스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자 로버츠 감독은 지체없이 커쇼를 마운드에 올렸다. 커쇼가 불펜으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2009년 10월 22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이후 거의 7년 만이다.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에서 다저스가 꺼내 든 초강수였다. 그리고 커쇼 카드는 제대로 적중했다. 커쇼는 대니얼 머피에 공 2개만 던지면서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대타로 나온 워머 디포마저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처리해 팀의 4-3 승리를 지켜냈다.

워싱턴은 선발 맥스 슈어저가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불펜 투수의 붕괴로 다저스에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다저스는 오는 16일부터 시카고 컵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월드시리즈 티켓을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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