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강정호, 내 공 홈런 쳐놓고 보낸 문자가…"

"내년 목표? 월드시리즈 마지막 공 던지고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승환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강정호, 김현수, 추신수, 이대호. 올해도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이 눈부셨죠. 그런데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선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 선수였습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였는데도 불구하고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하면서 팀 내의 굳건한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을 했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카디널스의 돌부처 끝판왕 오승환 선수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오승환 선수 안녕하세요?

◆ 오승환> 안녕하세요. 오승환입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 오승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제 입국한 지 일주일 되셨죠?

◆ 오승환> 네, 지금 시차 때문에 조금 힘들어서 잠이 너무 와가지고요. 진짜 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오히려 이 시간에 지금 푹 쉬고 있습니다.

◇ 김현정> 미국에서 제일 힘들었던 건 뭐예요?

◆ 오승환> 먹는 거나 이런 게 너무 다르다 보니까요.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 제때 먹어보지 못할 때 그때가 가장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어떤 음식이 그렇게 제일 아른아른거리던가요?

◆ 오승환> 매번 다른데 모든 한국 음식이 그리웠고요.

◇ 김현정> 그중에서도?

◆ 오승환> 족발도 너무 먹고 싶을 때가 있었고 삼겹살도 너무 먹고 싶고. (웃음) 정말 많이 다 먹고 싶었죠.

◇ 김현정> 하긴 미국에서는 족발은 절대 못 구하겠는데요? (웃음) 이번에 휴가 동안 족발 좀 실컷 드시고 가시고요.

◆ 오승환> 네, 알겠습니다. (웃음)

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오승환 선수,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인데 아주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습니다. 스스로 평가를 해 본다면 어떤가요?

◆ 오승환> 그냥 시즌 성적에 대해서 제가 스스로 점수를 매기기보다는 올해보다는, 내년 또 후년에 좀 더 욕심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그럼 한 40세이브 이상?

◆ 오승환> 네.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높게 잡아보겠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잘했어요. 지금 겸손해서 '내가 내 점수는 못 매기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마는 사실은 A 학점 줄 만합니다.

◆ 오승환> 그러면 내년은 A+로 받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내년 40 세이브, A+ 도전으로 목표 잡아보죠. 오승환 선수가 시즌 초반에는 중간 계투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로젠탈 선수의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면서 결국 마무리 투수 자리로 사실 급작스럽게 들어간 거죠?

◆ 오승환> 네.

◇ 김현정> 마음의 준비를 좀 하고 있긴 하고 있었던 겁니까?

◆ 오승환> 아니요, 마음의 준비까지 할 것도 없고요. 저는 중반부터 시작을 했지만 기회라기보다도 그냥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역시 돌부처네요, 오승환 선수.

◆ 오승환>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정말 표정 없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어서 돌부처라고 불리는데. 아니, 그러니까 말이 나온 김에요. 미국 가서도 별명이 그대로 돌부처예요? ‘스톤 부다’라고 하더라고요?

◆ 오승환> 예. 미국 팬 분들도 ‘스톤 부다’라고 부르는 분들도 계시고, 카디널스 팬 분 중에는 유니폼 뒤에 ‘파이널 보스’라고 마킹을 해서 오시는 분들도 있으시고요.

◇ 김현정> 주전 마무리 투수가 된 후로는 우리 한국인 메이저리거들하고 맞대결이 몇 번 있었죠?

◆ 오승환> 네.

◇ 김현정> 그 황량한 메이저리그 한복판에서 한국인 선수 만나면 굉장히 반가울 것 같은데요?

◆ 오승환> 일단 상대를 하기 전까지는 정말 반갑고 좋은데 마운드에서, 또 타석에서 그렇게 만나니 그렇게 기분까지 좋지는 않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그러니까 그렇게 한국인 선수 동료 만나고 나면 끝나고 나서 서로 얘기도 하고 좀 그래요, 뒤에서?

◆ 오승환> 끝나고 나서 항상 전화 통화하고요. 전화 통화 못하게 되면 서로 문자 주고받고 그러죠. 강정호 선수 같은 경우에 홈런 쳤을 때 정말 잘 쳐놓고 문자에는 ‘어떻게 쳤는지는 모르겠어요.’ 이런 식으로 문자가 오더라고요. (쓴웃음)

◇ 김현정> 지금 듣는 분들 기억하시죠? 오승환 선수가 강정호 선수한테 홈런 맞았었거든요. 크게 한방 맞았었거든요. 그다음에 문자가 왔군요, 강정호 선수한테?

◆ 오승환> 네. 그래도 다행히 그 홈런이 팀의 승패하고 연결되는 홈런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 김현정> 솔로 홈런이었거든요, 그때. 오승환 선수. 이대호, 김현수 선수와의 맞대결은 아직 한 번도 없었죠?

◆ 오승환> 네. 아직 못했습니다.


◇ 김현정> 강정호, 추신수, 이대호, 김현수. 이 중에서 타향에서 만난다면 제일 좀 까다로울 것 같은 선수는 누구입니까?

◆ 오승환> 타격의 능력으로 봤을 때는 저는 이대호 선수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고요. 또 파워 면에서는 강정호 선수가 뛰어나고. 또 컨택 위주로 정말 뛰어난 선수 김현수 선수기 때문에요. 그냥 다 안 마주쳤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웃음)

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게 정답이네요. 메이저리그 첫해를 정말 잘 마무리하고 돌아온 오승환 선수 지금 만나고 있는데요. 그런데 오승환 선수 입국 직전에 WBC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 선수 예비명단이 나왔습니다. 오승환 선수는 그 예비명단에는 들지 못했어요. 어떠세요?

◆ 오승환> 음.... 그런 것보다도 저는 KBO의 선택을 존중하고 KBO의 선택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요.

◇ 김현정> 물론이죠. 물론 그렇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건 귀한 자리다, 이 말씀이시죠?

◆ 오승환> 그럼요. 정말 대표팀이라는 건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선수로서는 영광스러운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오승환 선수가 여러분 느끼시겠지만 조심스럽습니다. 그럴 수 있는 것이 지금 KBO에서는 지난해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좀 망설인다라고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본인은 좀 더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다른 실력 문제 이런 게 아니니까요.

◆ 오승환> 그래도 제가 잘못한 부분은 있기 때문에요. 제 팬분들에게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죠.

◇ 김현정> 그러고 보면 오승환 선수 최고의 절정기도 가보고 거기서 추락도 해보고 또 다시 올라가도 가 보고. 야구 인생이 파란만장했어요?

◆ 오승환>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혹은 모든 선수들이 다 그렇게 힘들지 않고 하지 않을 선수는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런 어떤 아픈 경험들이 어떻게 보면 앞으로의 야구 인생에 나를 더 다지는, 단단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오승환> 그렇게 생각하겠습니다.

◇ 김현정> 이건 조금 먼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야구 인생의 최종 꿈은 어떤 거예요, 오승환 선수?

◆ 오승환> 기회가 된다면 저희 팀이 또 월드 시리즈까지 나가게 되고, 그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을 하는 와중에 제가 또 마지막에 마운드에 서 있으면 정말 저도 좋고 정말 한국 야구팬분들도 정말 좋아하실 것 같아요.

◇ 김현정> 상상만 해도 좋은데요. 그래요. 오승환 선수, 한국 돌아와서 지금 시차 적응 안 돼서 계속 잠만 주무시고 있다고 그랬는데. 족발 실컷 드시고 가셔야죠.

◆ 오승환> 네, 알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다음 시즌도 기대하겠습니다.

◆ 오승환>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시즌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카디널스의 끝판왕 오승환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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