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김현수 "적응 힘들었지만 인내하고 기다렸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김현수.(사진=노컷뉴스DB)
데뷔 시즌부터 인상적인 활약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연착륙한 김현수(28·볼티모어)가 금의환향했다.

김현수는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올해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약 82억5천만원)의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떠난 지 약 9개월 만의 귀국이다.

김현수는 "이렇게 긴 시간을 나갔다 온 적이 없었다. 많은 분이 나와 있어서 신기하다"고 입국 소감을 밝혔다.

쉽지 않은 미국생활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타격 머신'으로 불리며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은 김현수지만 메이저리그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1할7푼8리(45타수 8안타)에 그친 탓에 개막 로스터 진입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던 김현수다. 하지만 그는 중압감을 이겨냈고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만들어냈다.


김현수는 "시즌 초반은 적응하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잘하려고 노력했지만 부족한 점도 있었던 것 같다"며 "야구를 하는 방식이나 언어 등 모든 면에서 달랐다.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한국에서와 달리 시범경기 때 부진하니 바로 평가가 나오더라"며 "어려운 순간이 있었지만, 준비하고 기회를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김현수가 빅리그에서 버틸 수 있었던 데에는 다른 코리안리거들의 힘이 컸다. 그는 "(이)대호형, (오)승환이형, (추)신수형 등 모두가 한마음이 돼서 저를 걱정해주고 응원해줬다"며 "코리안리거 7명 전원이 가장 큰 힘이 돼줬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한국과 미국 투수들의 차이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겪어본 라다메스 리즈, 헨리 소사, 양현종 등도 구속에서는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투수들이 던지는 공은 무브먼트가 더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빅리그 데뷔 첫해 3할2리(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을 기록한 김현수. 95경기라는 적은 출전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기량으로 호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런 성적에도 불구하고 김현수는 자신에게 박한 점수를 매겼다. 그는 10점 만점에 자신에게 몇 점을 주고 싶냐는 물음에 "5점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열심히 인내하고 버텼다는 것 때문에 5점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활약이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종의 미는 우승이다"라고 강조했다.

김현수는 내년 열리는 3월 개최되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명단에 포함됐다. 물론 최종 명단에 들어야 대회에 나갈 수 있지만 일단 본인은 참가 의지가 분명했다. 그는 "나 자신은 나간다고 정하고 싶다"면서도 "구단과 상의를 해봐야 하는 문제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며 내년 시즌 구상에 들어가는 김현수. 그의 빅리그 무대 고공행진이 계속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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