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국감>폭로는 금태섭-마무리는 박지원..불꽃공방

대검 차장-넥슨 김정주 측 부동산 거래 의혹…격앙 반박(종합)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사진=페이스북)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넥슨 창업주 김정주 전 NXC 회장의 부친 빌라를 매입한 사실이 검찰 출신의 야당 초선 의원과 바통을 넘겨받은 노련한 정치 9단의 질의로 이어지며 국감 핫이슈로 떠올랐다.

당사자인 김주현 대검 차장은 매매계약서, 대출통장까지 꺼내 부동산 거래 의혹을 일축했고, 김수남 검찰총장도 "비위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방어에 나서면서 불꽃 공방이 벌어졌다.

13일 대검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오른 이번 의혹은 첫 질의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신호탄을 쐈다.

김 차장검사가 김 전 회장 아버지로부터 2006년 서울 서초구에 있는 11억 원대 빌라를 매매한 사실을 국감 시작과 동시에 공개한 것이다.

진 전 검사장의 주식 뇌물 사건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의 땅 거래 의혹에 이어 검찰 고위직과 넥슨 측의 또 다른 부동산 거래가 의심스럽다는 내용이었다.

김 차장검사가 당시 법무부 검찰과에서 근무하던 진 전 검사장의 직속상관이었다는 점도 의혹을 키운 이유였다.


더구나 이 빌라의 존재가 진 전 검사장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하던 특임검사팀이 지난 7월 김 전 회장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나섰다가 검찰이 알게 됐다는 과정도 주목을 끈 대목이다.

김 전 회장이 휴대전화 요금 명세서를 수령하는 집으로 특임검사팀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나섰는데, 난데없이 대검 차장이 살고 있었던 '웃지 못할' 상황이었던 것.

금 의원은 '화들짝 놀라'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특임검사팀이 이같은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김 검찰총장의 답변을 이끌어냈다.

다만, 금 의원은 김 차장검사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고 고검장급 현직 검찰 간부라고만 밝혔다.

김 검찰총장은 “풍문이 있어 대검 감찰본부에서 진상조사를 하도록 해 여러 자료를 받았다”며 “당시 실거래가를 비교했을 때도 비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김 검찰총장 바로 옆자리에 김 차장검사가 앉아있었지만, 그는 단 한마디 입을 열지 못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그러다 법사위원장을 제외하고선 본질의 마지막 순서였던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인 4선의 박지원 의원이 '등판'했다.

박 의원은 그 공을 고스란히 김 차장검사에게 넘기는 카드를 꺼냈다.

박 의원은 "김주현 차장, 억울하죠?"라고 실명을 첫 거론하며 운을 뗐는데, 김 차장은 곧바로 "저는 무슨 얘긴지 잘 모른다"며 시선을 딴 곳으로 돌렸다.

그러나 박 의원이 "제가 봐도 억울하겠다. 의심스러운 건 어떻게 하필이면 그 집을 샀느냐"라며 김 전 회장과 그의 아버지를 아는지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김 차장은 그제야 질의시간에 해당하는 7분에 가깝게 다소 격앙된 답변을 쏟아냈다.

등기부등본과 거래계약서, 2곳의 부동산 중개인 관여, 매매대금 영수증, 대출통장 등을 직접 들어 보이며 "제가 더 설명해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넥슨지주회사) 회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김 전 회장은 모르는 사람이고, 그의 아버지도 잔금을 치를 때 한번 봤을 뿐 8%대 이윤을 지급하며 신용대출까지 받아 대금을 치렀다는 등의 '폭풍 해명'이었다.

'하필 그 집'이냐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당사자에게 해명할 퇴로를 열어준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김 차장검사 질의에 앞서 김 검찰총장을 겨냥해서도 "총장, 수고가 많습니다"라며 "지금 총장이 누구냐"라는 뜬금없는 질의로 말문을 열었다.

"사람들은 우병우가 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겸직한다고 한다"며 검찰 내 이른바 '우병우 사단'을 거론하려던 까닭에서다.

박 의원은 "총장의 후배들이 뒤에 배석했다"며 검찰의 수장인 총장의 지위를 거듭 확인시킨 뒤 "차기 인사에서 우병우 지시를 받지 말고 검찰 인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 우병우 사단을 배척해야 검찰이 바로 선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검찰총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박남매'로 통하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최근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폭로한 전직 검찰총장의 거액 자문료 의혹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그래서 우리 의원들이 김 총장에게도 퇴임하고 변호사를 할 것이냐 묻는 것"이라고 퇴임 후 거취에 대한 언급도 했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박 의원의 질의시간이 지났지만 김 차장검사의 긴 답변을 가로막지 않은 뒤 "차장검사께서 굉장히 억울해서 흥분된 상태에서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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